사설

[사설] 유고내전 종식위한 기도를

입력일 2017-07-12 15:16:08 수정일 2017-07-12 15:16:08 발행일 1992-08-23 제 1818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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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14개월째 계속되고있는 내전의 참상이 극에 달하고 있다. 외신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북부 보스니아의「트레노폴레」시에서는 세르비아민병대가 수감사 1백명을 다른 수용소로 이감시키는 도중 30명을 끌어내 사살했는가하면 동부의「투즐라」부근에서는 웃옷을 벗기고 울타리에 사슬을 채워놓은 3명의 회교도 소녀들을 세르비아인들이 강간한뒤 휘발유를 뿌려 태워 죽였다는 목격담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인근의「오마르스카」수용소에서는 1만1천여명의 회교도 및 크로아티아인 포로들이 고문과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으며 보스니아에 산재한 94개의 수용소가 모두 죽음의 수용소로 변하고 있다는 보도내용이다.

이러한 진학행위는 신생독립국인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에서 올 봄부터 세르비아인들에 의한 소위 민족정화운동이 전개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미 세르비아인들은 이 지역에서 2백만 이상의 회교도와 크로아티아인들을 추방 하고 고문ㆍ살해했으며 때로는 능욕하고 폭행했다고 전한다. 이에 대항하는 회교도 및 크로아티아인들의 적대행위도 만만치 않은듯 하다.

따라서 현재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혈사태는 단순한 내전이 아니라 민족말살행위로 불려지고 있다. 마치 2차 대전 당시 나치에 의한 유태인 말살작업이 이곳에서 재연되고있는 느낌이다.

유고슬라비아의 이같은 분규는 오래전부터 예견돼왔다. 왜냐하면 유고는 정치ㆍ경제ㆍ민족ㆍ문화 등의 분야에서 대단히 복잡하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1945년 3월 티토를 수반으로하는 유고연방이 건국되면서 하나의 국가에 5개 민족이 4개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6개의 공화국으로 나뉘어진 그 구성자체가 벌써부터 분규를 잉태하고 있었다. 여기에다 종교마저 그리스정교, 로마 가톨릭, 이슬람교 등으로 갈려져있어 민족과 종교의 권익을 전제로한 분규의 가능성은 상존해왔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민 대다수가 정교회신자인 세르비아인들이 로마 가톨릭신자가 대다수인 크로아티아인들과 회교도들에게 가하고있는 잔학행위는 민족말살과 함께 종교말살도 겹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내전을 진정시키기 위해 유엔은 1천6백명의 평화유지군을 파견해놓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또 미국과 유럽 각국이 해결책을 찾고 있으나 아직도 묘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우리 교회로서도 답답하기는 매한가지다. 내전이 하루속히 종식되어야 하겠는데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내전발발때부터 교황성하와 유고의 주교들이 줄곧 전세계교회에 기도와 원조를 요청한 바 있으나 이 역시도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우리에게는「메주고리에」의 성모발현으로 많이 알려져있고 실지로 적지않은 신자들이 순례를 다녀온 땅 옛 유고, 이 땅에 하루속히 피비린내와 파괴의 참극이 종식되도록 성모님께 특별히 기도해야 하겠다. 아울러 피난민들과 희생자들을 돕기위한 구호금품모집을 서둘러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