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방글라데시 인권활동가, 이슬람 단체 살해 위협 피해 미국행

UCAN 제공
입력일 2016-08-23 17:25:51 수정일 2016-08-24 11:39:12 발행일 2016-08-28 제 3009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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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의 유명 가톨릭 인권운동가 로잘린 코스타(사진)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살해 위협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코스타의 도미로 동료 활동가들과 방글라데시의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큰 충격에 빠졌다.

마리아의 아기 수도회 소속 수녀였고, 방글라데시 인권 핫라인(Hotline Human Rights Bangladesh) 사무총장 코스타(67)는 지난 7월 가족과 함께 방글라데시를 탈출해 현재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

코스타는 1986년부터 방글라데시의 인권과 정의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그녀는 직접 창간한 월간 소식지 방글라데시 핫라인을 통해 각종 부패와 범죄, 테러, 종교적 탄압 등을 폭로해 왔다. 1990년대부터는 가난한 이들과 소외계층, 봉제공장 노동자에게 관심을 기울여 왔다.

코스타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죽이겠다는 전화를 해왔다”면서 “이들은 내가 IS나 방글라데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소수종교인에게 저지르는 만행에 대해 글을 썼기 때문에 죽어야 한다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방글라데시 경찰에 신고도 했지만 협박 전화를 막지는 못했다. 그녀는 “집과 사무실에 마음대로 나오지도 못하는 감옥 같은 생활을 했다”면서 “스트레스가 심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고, 살기 위해 방글라데시를 떠났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테오필 녹렉 총무는 “누구나 위협에 대처해 자신의 목숨을 지킬 권리는 있다”면서도 “억압받는 이들의 대변자였던 그녀의 망명은 방글라데시 사회에는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녹렉 총무는 코스타의 방글라데시 탈출은 그리스도인과 소수종교가 겪는 고통을 잘 말해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제와 목사, NGO 활동가 등 그리스도인 지도자들은 계속해서 무장세력의 위협을 받고 있다”면서 “만일 이들이 코스타처럼 방글라데시를 떠난다면 아무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한탄했다.

UCAN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