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한국여기회, 「나가이 타카시의 생애」 한국어판 출판기념회

박경희 기자
입력일 2016-08-17 10:41:10 수정일 2016-08-17 12:02:40 발행일 2016-08-21 제 3008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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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이웃 사랑한 영성 알려지길”

「나가이 타카시의 생애」 출판기념회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번역자 서윤교씨, 장신호 주교, 이문희 대주교, 저자 카타오카 교수의 딸 치즈코·류미코 수녀, 여기회 회장을 역임한 서준홍 신부, 현 여기회 최청 회장, 최옥식 이사장.(아랫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일본 나가사키 원폭 희생자 나가이 타카시(바오로·1908~1951) 박사.

1945년 8월, 나가사키 의대 조교수였던 나가이 박사는 자신도 원폭에 부상을 입었지만, 병원을 찾는 수많은 환자들을 돌보며 구호 활동과 지역 재건에 나섰다. 이미 방사선 치료 연구 중 피폭돼 골수성 백혈병과 시한부 삶을 선고받았던 그는 거동이 불가능해질 때까지 환자 치료에 전념했다.

이러한 ‘여기애인’(如己愛人·내 몸처럼 남을 사랑하라)의 정신으로 세계 평화와 이웃 사랑을 실천한 그의 전기가 우리말로 옮겨졌다.

사단법인 한국여기회(총재 이문희 대주교, 이사장 최옥식, 회장 최청)는 8월 14일 오후 2시 대구 남구 대명로 182 앞산밑 북카페에서 「나가이 타카시의 생애」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책은 나가이 박사의 친구 카타오카 야키치 교수가 지은 것으로 벗의 죽음에 대한 애석한 마음을 담아 쓴 추도문이며, 과학자이자 신앙인이었던 나가이 박사의 삶을 전하기 위한 전기(傳記)이다.

이 책을 우리말로 펴내기까지는 여기회 총재 이문희 대주교의 역할이 컸다.

이 대주교는 추천사에서 “나가이 박사가 세상을 떠난 다음 해에 펴낸 이 책에서 동년배 학자를 향한 카타오카 교수의 순수한 존경심은 모든 이들에게 모범이 될 것”라고 말하고 “한국어판 출간을 허락해준 현지 출판사와 나가이 타카시 기념관장과 번역가 서윤교씨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저자 카타오카 야키치 교수의 딸인 나가사키 순심여자학원 이사장 카타오카 치즈코 수녀와 순심여자학원 학장 카타오카 류미코 수녀가 함께 했다.

카타오카 치즈코 수녀는 “아버지와 나가이 박사는 우라카미성당 신자로 함께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활동을 하면서 가족같이 지내셨다. 나가이 박사는 복음 말씀에 따라 살며 돌아가실 때까지 애덕을 실천하셨다”고 말했다.

또 “이 책을 통해 나가사키대교구와 대구대교구, 나아가 한·일교회가 신앙 안에서 깊은 유대를 맺어가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책을 번역한 서윤교(베드로)씨는 “지난 1년간 작업하면서 처음에는 한 쪽을 번역하기도 힘들었는데, 하느님께 의지하고 기도하면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하고 “나가이 박사의 사랑과 평화의 정신이 한 사람에게 더 전해지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280쪽 분량의 책에는 나가이 박사의 성장과정, 의과대학생으로서 고민들, 세례를 받은 후 가난한 이들을 위한 나눔의 삶, 원폭의 처참한 상황 속에서 구호활동, 의과대학생들의 해부 연구에 자신의 몸을 내놓기까지 일대기가 담겨있다.

※문의 053-622-1900 앞산밑 북카페

박경희 기자 jul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