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만의 개봉, 7만5270여 시민의 11억6122만원 후원(1월 29일 기준)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귀향’이 2월 24일 선보인다.
조정래 감독이 각본 연출 제작을 맡은 이 영화는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감독은 2002년 생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후원 시설인 ‘나눔의 집’ 봉사 활동 중 1943년 열다섯 나이에 위안부로 끌려간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에서 표현한 ‘태워지는 처녀들’을 보고 난 뒤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제목 ‘귀향’은 ‘집으로 돌아온다’는 뜻이 아니라 ‘귀신들의 고향’을 뜻한다. 위안부 생활을 하며 타국에서 숨진 소녀들이 나비가 되어서라도 고향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넋의 귀향을 희망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
경상남도 거창의 한 마을에서 일본군에게 끌려간 정민(강하나 분)의 이야기를 1990년대 소녀 은경(최리 분)과 대비하면서 풀어내는 이 영화는 이미 예고편만으로도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많은 이들의 공감대를 끌어내고 있는 중이다.
조정래 감독은 내용의 민감성 등으로 제작 유치가 어려워지자, 전 국민 후원을 시도했다. 12억여 원의 제작비는 순 제작비 중 50%가 넘는 금액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과 미국 등 전 세계 각지에서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후원자 수는 세계 영화 사상 최대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교계에서도 일부 여자수도회들이 동참, 영화의 의미를 함께 나눴다.
손숙(헬레나)씨를 비롯해 오지혜, 정인기 등 출연 배우들의 재능기부도 눈길을 끈다. 위안부로 잡혀갔다가 탈출해 생존하는 어린 ‘영희’(서미지 분)의 현재 역할 ‘영옥’역을 맡은 손숙씨는, 지난 2014년 영화 시나리오를 읽고 조정래 감독에게 노 개런티 출연 의사를 밝히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상영시간 127분, 15세 이상 관람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