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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위 시복 1주년 특집] 2014년 8월 16일, 그날의 뜨거웠던 감동을…

김근영 기자
입력일 2015-08-04 02:46:00 수정일 2015-08-04 02:46:00 발행일 2015-08-09 제 2956호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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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봉헌된 시복식 미사를 통해 한국교회 초기 순교자 124위를 복자로 선포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국주교회의 시복시성위원장 안명옥 주교와 포옹하고 있다.
지난 2014년 8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 새벽부터 전국에서 모여든 신자들의 열기가 고조되고 있었다. 조선시대 조정의 중심으로 의정부·육조·포도청 등 중앙관청이 모여 있던 광화문. 최대 순교터인 서소문 순교성지와 임금이 거처하던 경복궁이 인근에 있는 박해의 진원지. 바로 이곳에서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가 거행됐다.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운 100만 명의 눈길이 쏠린 제대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주례로 새로운 ‘복자’(福者)들이 탄생했다. 로마 교황청이 아닌 지역교회 현지에서 교황이 직접 시복식을 거행한 이례적인 장이었다. 지난 198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103위 순교자가 ‘성인’(聖人) 반열에 오른 지 꼭 30년 만이었다.

124위 복자들이 탄생한 지 벌써 1주년이 됐다. 그날의 감동과 기쁨의 함성은 ‘지금 여기’(Hic et Nunc) 우리네 신앙의 기초가 되고 있을까. 복자들의 삶과 신앙은 얼마나 우리 ‘삶의 자리’(Sitz im Leben)에 자리 잡고 있을까.

시복이 끝은 아니다. 124위 복자 가운데 중국 출신 주문모(야고보) 신부를 제외하고 모두 평신도라는 사실은 향후 순교자 공경의 방향을 가늠케 해준다. 더불어 우리는 복자 공경을 넘어 성인 공경을 통해 하느님께 보다 큰 은총을 청할 수 있다.

1년 전 시복식의 기억을 더듬어 보자. 순교자들의 시복을 바랐던 갈망만큼 그들이 걸었던 신앙의 길을 따라가 보자. 신앙을 위협하는 모든 유혹거리 앞에서 신명나게 춤추며 복음의 기쁨을 전하기 위해서다. 살아있는 교회의 신앙을 더욱 무럭무럭 키워내기 위한 사랑의 실천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쁜 일정 중에도 인파 속 아이들을 잊지 않고 축복했다. 시복식 현장에서도 신자들과 눈을 맞추고 손을 흔들었다.
새벽부터 기다려 참례한 시복식 미사 후 신자들이 제대 가까이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시복식 미사에 참례한 신자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 경찰이 금속탐지기로 검색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광화문 광장에서 농성 중이던 세월호 유가족을 찾아 손을 맞잡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사진은 서울 프레스센터 옥상에서 바라본 모습.
제주교구를 비롯 전국 각 교구에서 모여든 신자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김근영 기자 (gabin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