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구교 집안도 아닌데, 고등학교를 대구 대건고(현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 캠퍼스)에 입학하여 교정 내 오래된 성전과 부대시설들을 보면서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비신자였지만,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 대구대교구의 모든 큰 미사를 비롯, 행사를 교정에서 치를 때 방송준비를 해주고, 교구청에서 준비한 미사곡을 들려주는 일을 맡아 했습니다.
15년 전에 우리 부부는 함께 예비신자로 출발하였지만, 저는 해외출장, 국내 업무 관계로, 그만 출석미달이 되어 세례자 대열에 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안사람이 성가대를 열심히 해, 성당분들과 교류하다, 재수도 아니고 삼수 만에 세례를 받았습니다. 아직 미흡한 저에게 하느님과 본당 주임 신부님께서 ‘총회장’이라는 큰 직분을 주시어, 과연 선배 총회장님의 공덕에 흠이 되지 않게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저는 어느 교육장에서 신부님으로부터 강론을 통해 다음 세 가지를 들었습니다. 우리는 늘 기도 전에 성호경을 그으면서, “수직적인 사고와 수평적 사고로 살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1. 신뢰(Trust) : 수직적 사고로 하느님과 사제들을 신뢰하고, 수평적 사고로 우리 교우들 간 이웃, 가정내에서 서로 신뢰하면서 생활한다면, 신앙심도 돈독해지고 교우, 이웃, 가족간의 관계도 더욱 더 돈독해질 것입니다.
2. 겸손(Modesty) : 수직적으로 하느님과 사제들에게 겸손한 자세를 취한다면, 역시 존경심도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올 것입니다. 수평적으로 동료간, 형제 자매간 서로 배려하고 겸손한 자세를 취한다면 화기애애한 공동체 생활을 영위할 것입니다.
3. 노력 혹은 봉사(Service) : 언제나 주님께, 성직자들에게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또한 우리 평신도들간에도 서로를 위한 봉사정신으로 이어진다면, 가일층 공동체는 활성화가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늘 교회에서, 집에서, 직장에서 수직적 사고와 수평적인 사고로 이 세 가지를 매사에 적용하고, 생활화하면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저는 총회장 직분을 맡으면서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를 바탕으로 수직·수평적 사고를 똑같이 본당 사목 활동에도 적용, 공동체를 위하는 삶을 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