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몸 신학 교리서’ 원전 34년 만에 한국어 출간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13-10-29 04:26:00 수정일 2013-10-29 04:26:00 발행일 2013-11-03 제 2868호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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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시선으로 마주하는 인간의 ‘몸’
주요 주제는 인간 내면에 심어진 ‘사람’ ‘사랑’ ‘성’
혼란한 성 윤리 속 ‘성’ 인식 바꾸고자 한 노력 담겨
내년 교리서 관련 용어해설집·해설서 발간 예정
하느님 계획 안에 있는 인간 사랑

요한 바오로 2세 지음/김혜숙 선교사·신정숙 수녀 역/494쪽/3만 5000원/사람과사랑

“몸은 하느님에 대해 말하고, 하느님의 선하심과 지혜를 드러냅니다. 또한 몸은 남자와 여자의 사랑을 향한 성소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곧 생명의 선물을 향해 열려있는 인격들의 풍요로운 친교를 통해 남자와 여자 안에 새겨진 본래의 모상을 실현하고 빛을 발산할 수 있는 사랑의 길을 제시합니다.”(「요한 바오로 2세의 몸 신학」 교리서 머리말 중)

몸에 대해 바로 아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다. 또 자신을 알고 사랑할 때 삶의 방식과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을 바로 ‘몸 신학’이 밝히고 있다.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서술한 ‘몸 신학’ 교리서 원전이 34년 만에 한국어로 출간됐다. 특히 이 책은 여타 교리서와 달리 주교회의 차원이 아닌, 관련 전문가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번역돼 더욱 관심을 모아왔다.

‘몸 신학’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인간 몸의 존엄성과 성에 대해 밝힌 가르침 등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재임 시절, 성 윤리의 혼란과 이혼율 증가, 가정 파괴 급증 등의 폐해를 정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부부관계를 창조주의 본래 설계에 따라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교황은 먼저 성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는 노력을 펼치며, 특히 수요 교리와 미발표 원고 등을 통해 관련 가르침들을 정리했다.

몸 신학 교리서 「하느님 계획 안에 있는 인간 사랑-요한 바오로 2세의 몸 신학」의 원 제목은 「인간 사랑에 대한 교리서」이다.

주요 주제는 ‘사람’, ‘사랑’ 그리고 ‘성’이다. 하느님께서는 창조 때부터 이 세 가지를 인간 내면에 심었고, 누구나 내면에 있는 역량들을 인식하는 과정을 필요로 한다. 즉 몸 신학은 하느님의 모상대로 만들어진 인간 안에서 이 힘을 발견하는 것, 하느님의 시선으로 인간을 보는 해석학적 신학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교황청 인가를 통해 한국어로 번역된 이 교리서는 ‘한처음’, ‘마음의 구원’, ‘육의 부활’ 등 총3부, 72과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우선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이어 3부로 넘어가면 몸 신학의 본질적 요소인 ‘육의 부활’, 곧 ‘어디로 가는가’에 대해 알 수 있다. 다시 2부로 돌아와 읽으면 선물로 주어진 창조의 존재에 대해 풀어갈 수 있다.

각 가르침들은 일반 신자들은 물론 우선 사목자들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할 내용들이다. 하지만 한국교회에서는 ‘몸 신학’이 나온 초기, 단순히 생명윤리에 대한 보충자료 정도로 인식해 정규 교리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데 꽤 긴 여정이 소요됐다.

교리서 번역을 맡은 이는 김혜숙 선교사(막시마·그리스도왕직재속선교회·교황청립 혼인과 가정 연구를 위한 요한 바오로 2세 대학)와 신정숙 수녀(인보성체수도회)이다. 이들은 본격적인 교리서 번역에 앞서 몸 신학 관련 전공자와 관심있는 10여 명이 구성한 ‘몸 신학 연구회’를 통해 공동 연구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특히 번역자들은 이 교리서는 지식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해 정독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번 읽고 사색하는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권한다.

몸 신학 교리서 원전이 한국어로 출간됨에 따라 현재 각 교구 가톨릭대학들을 중심으로 정규 교육 과정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또한 ‘몸 신학 연구회’는 내년에 이 교리서와 관련한 용어해설집과 해설서를 연달아 발간할 예정이다.

※도서 구입 문의 010-3838-1173
몸 신학 연구회가 19일 황새바위성지 성당에서 교리서 봉정식과 미사를 봉헌한 후 기념촬영하는 모습.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