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CNS】예수 그리스도의 시신을 감쌌던 것으로 믿어지는 ‘토리노의 성의’(聖衣)는 현대 과학으로도 해명이 불가능하다고 1978년 토리노 성의 연구 조사팀의 다큐멘터리 사진가였던 베리 쉬보르츠가 최근 가톨릭뉴스통신(CNS)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유다교 가정에서 자란 베리 쉬보르츠는 당시 신앙적 배경이 다른 연구팀원들과 함께 토리노의 성의를 연구하는 전문 프로젝트에 참여했었다. 그는 모든 연구원들이 자신들의 개인적인 신앙이나 신념, 그리고 토리노의 성의가 제시하는 종교적인 의미를 배제하고 순전히 성의 자체에 대한 진실에 집중해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실증적인 과학적 연구를 하기 위해 모였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서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수집했다”며 “이 연구는 개인의 종교적 신념과는 전혀 관계 없이, 순전히 진리에 대한 탐구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꼬박 닷새 동안 성의의 화학적·물리적 특징들을 분석하고, 한 가지 단순하지만 핵심적인 물음, 즉 “이 형상이 어떻게 생겼는가?”에 응답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론적으로 완전히 실패했다.
그는 “단지 무엇이 아닌지에 대해서만 말할 수 있다”며 “성의에 새겨진 모습은 그림도, 사진도, 그을음도, 탁본도 아니다”라고 확언했다. 그는 어떤 과학적 연구에 의해서도 성의에 새겨진 모양과 같은 화학적, 물리적 특성을 지닌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용에 대해서 밝혀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많은 가설과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기도 했지만 어느 것도 과학적으로 옳다고 증명된 것은 없다. 1988년 실시된 방사성탄소연대측정으로 성의가 12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 이 성의는 중세시대에 조작된 것으로 판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1978년 첫 연구팀의 일원이었던 화학자 레이먼드 로저스가 2005년에 발표한 연구조사보고서는 성의가 조작이라는 주장을 반박, 1988년 연구에 쓰여진 샘플은 중세시대에 성의를 기웠던 부분이며, 연구방법에서도 많은 결함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쉬보르츠는 이 성의가 언제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논란이 가까운 시간 안에 밝혀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과학과 신앙을 잇는 가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성의가 우리에게, 특히 그리스도교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주는 의미는, 이 천조각은 인간 예수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복음적 설명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문서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가 1978년에 참여했던 연구팀은 지금도 웹사이트(www.shroud.com)를 만들어 관련 정보들을 모으고, 꾸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이 사이트가 성의의 물리적인 특성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정작 더 중요한 것은 성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신앙인들 각자에게 주는 의미와 가르침이라고 말했다.
“종종 사람들이 묻곤 합니다. ‘이것이 예수의 부활을 증거합니까?’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신앙에 대한 응답은 천조각에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천조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과 마음 속에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