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마리오 쟈코멜리 국내 첫 회고전

오혜민 기자
입력일 2013-01-29 03:51:00 수정일 2013-01-29 03:51:00 발행일 2013-02-03 제 2831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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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4일까지 한미사진미술관
마리오 쟈코멜리, Io non ho mani che mi accarezzino il volto(I have no hands caressing my face) 나에게는 얼굴을 쓰다듬을 손이 없다.
춤추는 사제들의 밝은 모습을 담은 연작 ‘나에게는 얼굴을 쓰다듬을 손이 없다’의 작가 마리오 쟈코멜리(Mario Gi-acomelli, 1925~2000) 사진전이 2월 24일까지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눈 밭 위 춤추는 사제들의 모습은 함박눈이 내리던 어느 날, 그가 눈 구경을 나온 사제들을 향해 몰래 눈뭉치를 던지면서 얻게 된 작업이다. 쟈코멜리로부터 시작된 장난은 사제들의 순수하고 밝은 모습을 사진에 담는 과정으로 이어졌고, 그의 작품 전체를 통틀어 가장 밝고 따뜻한 작업이 됐다.

‘나에게는 얼굴을 쓰다듬을 손이 없다’는 시인이자 수필가였던 다비드 마리아 투롤도(David Maria Turoldo, 1916~1992) 신부의 시집 ‘나는 손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에서 비롯한 것이었으나, 시와 사진의 내용은 사뭇 다르다.

본래 시의 내용은 성직자의 길을 걷는 젊은 사제의 두려움을 다뤘지만 쟈코멜리는 역설적으로 모든 근심과 두려움을 내려놓은 사제들의 모습을 다룬 것이다. 그는 훗날 ‘신학교를 드나들며 목격했던 두렵고 방황하는 사제의 모습은 마음 속 필름으로만 담았다’고 고백했다.

이 밖에도 그는 성모 마리아가 발현한 프랑스의 성지 루르드에 기적을 바라고 몰려드는 환자와 장애인을 다룬 ‘루르드’ 시리즈를 비롯, 가톨릭과 관련된 다양한 작품을 남겼다. 대상을 바라보는 예민한 통찰력과 사진을 향한 진정성이 그의 모든 형식적 기법을 뛰어넘어 묵직한 몰입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한미사진미술관(관장 송영숙, 서울 송파구 방이동)이 지난해 11월 개관 10주년을 맞아 마련한 ‘THE BLACK IS WAITING FOR THE WHITE’ 마리오 쟈코멜리의 국내 첫 회고전이다. 그의 대표작 220여 점과 생전 출판물, 미술관의 쟈코멜리 소장품 등도 공개한다.

※문의 02-418-1315 한미사진미술관

오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