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가장 작은 공동체인 가정의 중요성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바쁜 현대인의 일상에서 온 가족이 함께하는 시간을 갖기란 쉽지 않다. 주일이 되어도 자녀들은 초·중·고 주일학교에, 부모들은 교중미사에 각각 참례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부산 민락본당(주임 김종남 신부) 공동체의 주일미사 모습은 조금 색다르다. 민락본당 신자들은 한 달에 한 번, 온 가족이 함께 주일미사에 참례한다. 미사 후에는 식사도 함께하고 부모와 자녀 모두 각각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매월 마지막 주일을 ‘가정주일’로 정해 가정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신앙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남 주임신부는 미사 강론을 통해 “오늘 미사는 하느님께서 마련해주신 나눔의 자리이자 생명의 빵을 나누는 식사의 자리”라며 “온 가족이 함께하는 이 시간을 통해 가족의 정을 나누고 신앙공동체로 거듭나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식사 후에 마련된 가정 주일 프로그램 시간. 부모들은 자녀와의 관계를 위한 강의를 듣는다.
상담심리를 공부한 김대성 신부(학교사목 담당)를 초빙, 자녀와의 대화법 등을 비롯한 실질적인 내용의 강의와 MBTI를 활용한 장기적인 강의가 진행된다. 또 자녀들은 기존의 교리수업 대신 댄스, 기타, 캐리커처, 영어, 풍선아트 등 다양한 특별활동에 참여한다.
주일학교 교사들이 직접 봉사자로 나서 도움을 주고 있다. 모든 프로그램이 일회적인 행사가 아닌 연중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초등부 교사 안지혜(요안나)씨는 “교리 위주로만 하던 것에서 벗어나 특별활동을 하게 되니 아이들의 반응도 훨씬 좋다”며 “가정주일 행사를 계기로 주일학교도 더욱 활성화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김종남 주임신부는 “새 신자 초대의 해를 맞아 가정이 먼저 복음적 가치로 변화함으로써 이웃에 주님의 빛을 전하고자 한다”며 “가장 기본이 되는 가정 안에 신앙이 자리 잡는다면 신앙의 전수는 물론이고, 냉담이나 선교에 대한 문제도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