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명 본따「분도장학회」로 가신임의 숭고한 뜻 열매 맺어 3천만 원 기금 조성…동창신부들도 2백만 원 기탁
말보다 실천을 앞세워 본당 내 불우학생들을 위한 장학 사업을 펴오다 선종했던 한 본당신부의 숭고한 뜻이 남은 사람들에게 이어져 고인의 영명축일을 기해 정식 장학회를 발족케 했다.
춘천 소양로본당(주임ㆍ송성식 신부)은 베네딕또 축일인 지난 7월 11일 오후 7시30분 소양로성당에서 고 박청근(베네딕또) 신부의 위령미사를 봉헌하고「분도장학회」명명식을 가졌다.
분도장학회는 지난 3월 25일 명동성모병원에서 숙환으로 선종한 고 박청근 신부를 기리며 박 신부가 마지막 임지였던 소양로본당에서 설립、추진해오던 장학회를 영원히 남기기 위해 이날 고인의 영명을 딴 장학회명명식을 가진 것이다.
분도장학회는 그동안 3천만 원의 장학금을 확보하고 이날 장학회명명식에서 중학생 1명에게 4만 원을、고등학생 5명에게 8만 원씩 40만 원 등 중고생 6명에게 총 44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장학회로서 정식 출범한 것이다.
분도장학회는 39세의 젊은 나이로 짧은 성직자의 생애를 마쳤던 고 박청근 신부가 소양로본당에 부임할 때부터 어려운 환경으로 학업을 계속하지 못 하고 실의에 빠진 청소년들의 딱한 처지를 많이 접하면서 이들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주기위해 지난 81년 뜻있는 본당신자들과 함께 2백만 원의 첫 장학기금을 마련 소양로본당 장학회를 설립한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장학기금이 점진적으로 불어나던 중 박 신부는 지병이 악화돼 지난 82년 11월 입원하기위해 그동안 장학기금으로 모여진 7백여만 원을 후임 송성식 신부에게 인계、본당 장학 사업을 계속 추진해 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남기고 본당을 떠나 투병생활에 들어갔다.
5개월 여의 투병생활 끝에 박 신부가 지난 3월 병원에서 주님의 품안에 영원히 잠들자 친형인 박영근 신부(묵호본당주임)는 생전의 아우신부의 뜻을 받들어 박 신부의 유품을 정리하고 가족들의 후원을 얻어 1천만 원을 소양로본당에 장학기금으로 내놓았다.
이에 힘입은 소양로본당 주임 송성식 신부는 故 박청근 신부의 숭고한 뜻을 추모하는 장학회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해 3천만 원의 장학기금으로「분도장학회」를 정식 출범시킨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고인의 동창신부들이 즉석에서 장학금 2백만 원을 기탁한 것을 비롯 행사참석자들의 헌금이 잇달았다.
한편 이날 장학금을 지급받은 이창화(춘천고 3년) 군 등 중고생 6명은『박 신부의 숭고한 뜻을 이어받아 열심히 공부해서 사회의 빛과 소금 역할을 다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소양로본당 송 신부는『분도장학회의 장학기금조성 목표액을 2억 원으로 설정해 놓았다』면서『앞으로 불우학생은 물론 성소지망자를 위해 각 본당신부의 추천을 받아 장학금을 지급할 계획』임을 밝히고 분도장학회를 초교구적인 장학회로 육성 발전시킬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