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베트남「후에」교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금년 85세의 고딘 툭 대주교가 지난 4월 7일 교황청으로부터 파문에 처해졌다. 그동안 가톨릭교회 내에서 항명자로 널리 알려진 르페브르 대주교도 파문하지 않은 교황청이 툭 대주교를 파문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툭 대주교와 르페브르 대주교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교황청이 툭 대주교를 파문한 직접적인 원인은 수명의 사제를 교황청 승인없이 주교로 서품했다는데 있다. 이에 비해 르페브로 대주교는 자신의 신학교까지 설립해 수많은 사람들을 사제로 서품했지만 아직 단 한명의 주교도 서품하지 않은 것이 차이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룩 대주교는 1976년 교황 바오로 6세 재위 때 교황의 승인 없이 스페인에서 여러 명의 주교를 서품함으로써 파문당했었다.
그러나 그는 즉시 교황에 용서를 청해 1977년 파문이 해제됐으나 용서받는 대가로 사제나 주교 서품을 하지 못하도록 금지 당했다.
그러나 그는 이 금지 조치를 어기고 1981년 프랑스 도미니꼬회 신부와 수명의 멕시코 신부를 주교로 서품했다. 두 명의 멕시코인 주교 중 한 사람은 뒤에 또다시 세 사람을 주교로 서품했고 이들 중 한사람은 미국인이었다.
금년 78세로 그동안 제2차「바티깐」공의회가 주도한 많은 교회 개혁들을 반대해 온 르페브로 대주교는 당시 교황 바오로 6세의 사제 서품 금지 명령에도 불구, 이를 어겨 많은 사람들을 사제 서품함으로써 1976년 성사 집행을 정지당했다.
교황의 처벌로 르페브르 대주교는 가톨릭 신자인 동시 사제로서 또한 대주교로 남아있을 수 있었으나 합법적으로 미사를 집전할 수도 없고 또한 사제 서품이나 다른 성사 집행을 할 수 없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스위스「이콘」에 신학교를 설립하고 많은 사람을 사제로 서품했다. 그러나 르페브르 대주교는 단 한명의 주교도 서품하지 않았다.
지난해 7월 르페브르 대주교는 기자들에게『주교를 서품하는 것은 교황청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이라며 자신은『그런 방법으로「로마」에 반항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었다.
툭 대주교 파문에 대한 교황청의 공식 선언은 베트남의 고위 성직자가 허가 없이 사제를 서품했고 또『더욱 심각한 것은 계속 주교를 서품해 온 것』이라고 밝혔다.
툭청 신앙교리성성 장관 요셉 랏싱거 추기경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특별명령으로 작성한 파문 선언문은 주교들이 교황청의 명령 없이 다른 주교를 서품할 때는『주교를 서품한 바로 그 사실로 인해 교황청에 유보된 특별 파문을 당하게 된다.』는 1951년의 교황청 판결을 지적했다.
이러한 사실 이외에도 바티깐 관리에 따르면 툭 대주교와 르페브르 대주교 간에는 또 다른 차이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툭 대주교는 1982년 공적 선언을 통해『로마의 가톨릭교회 좌는 공석 중』이라고 말하고 따라서『로마의 가톨릭 교회가 영혼들의 구제를 계속하기 위해 모든 일을 수행하는 것이 주교로서의 자기 자신의 책임』이라고 말했다는 것.
그러나 르페브르 대주교는 비록 제2차「바티깐」공의회가 승인한 여러 교회 개혁 중 특히 종교 자유와 교회 일치ㆍ전례 개혁 등을 받아들이기 거부하고 있지만『결코 그와 같은 발언은 한 적이 없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교황청 관리는 툭 대주교를 파문에 처한 또 다른 이유로 신앙교리성성이 툭 대주교에 대해『지대한 개인적 관심을 기울여 왔으나 베트남 대주교가 협력을 거부해 왔다.』 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르페브르 대주교는 교황 바오로 6세와 요한 바오로 2세를 모두 만났으며 또한 여려 명의 교황청 관리들과 접촉을 가짐으로써 화해 노력을 보여 왔는데 이러한 그의 태도를 랏싱거 추기경은『서로 다른 견해를 해결하려는 부단한 노력』으로 평하기도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툭 대주교를 파문에 처하게 된 주요인은 바로 주교 서품 때문이라고 교황청 관리는 말했다. 이어 그는『가톨릭교회의 사도 전래 신앙 때문에 그와 같은 일이 계속 될 때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것은 바로 주교의 서품 문제』라고 환기시켰다.
이와 함께 교황청 관리는『어떤「무브먼트」나 집결점이 되는 것은 주교이기 때문에 만일 르페브르 대주교가 죽기 전에 교회와 화해한다면 그의 추종자들에게는 문제가 없을 것』 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