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와 바람, 뜨거운 햇볕뿐인 불모의 땅 사막에서도 신앙 공동체의 새싹은 가안 생명력으로 돋아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불모지를 문명 세계로 바꾸는 데 참여하고 있는 한국인 취업자들은 신앙적으로도 불모의 땅인 그곳에 한인 공소를 설립하여 온갖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싹 티운 선조들의 일을 이어받은 한국 천주교회 신자들의 강한 의지를 입증한 것이다.
이와 같은 한인 공소가 세워진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동남쪽 항구도시인 「쥬베일」르 2만여 명의 한국인 취업자들이 건설 현장에서 뛰고 있는 곳이다. 그런데 「쥬베일」한인 공소 (회장ㆍ최운영)가 정식으로 설립된 것은 지난해 12월.
공업지대인「쥬베일」지역에는 해외 취업자들이 몰려 있는 가운데 필리핀 근로자들을 위한 미사가 근로자들을 위한 미사가 매주 금요일 필리핀 근로자 숙소에서 봉헌되고 있어 한국인 신자 근로자들도 개별적으로 참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슬람교 이외의 종교 집회를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의 눈을 피해 가며 봉헌되던 이 미사마저 참석자가 6백 명으로 늘어감에 따라 회사 측이 해산시키면서 모처럼 신앙생활을 할 수 있었던 한국인 취업자들은 오아시스를 잃고 말았다.
그런데 필리핀인들의 미사에 참석하던 몇몇 신자들은 함께 모여 공소 예전을 시작하고 현지 미국 회사 주재원으로 파견되어 있는 미국인 리챠드 메이어 신부와 교섭했다.
그래서 지난해 4월 각 회사 대표와 4개 분과장 등16명으로 사목위원회를 결성한「쥬베일」지역 신자들은 메이어 신부 집전으로 국제 건설 한인 캠프에서 월 2회의 미사를 봉헌하고 2회의 공소예절을 가질 수 있었다.
사막의 악처 후와 싸우는 이들에게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신앙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신앙 공동체를 이루어 가는 기쁨이 커 갔다. 「쥬베일」공소 신자들은 지난 한 해 동안 자체 내 예비자 교리반을 통해 24명의 영세자를 배출했고 22명의 견진자까지 배출하는 값진 열매를 거둔 것이다. 40년간의 사막 생활을 통해 형제애를 굳건히 한 이스라엘 백성과 같이 신앙 안에 뭉친 이들은 목자가 없는 곳에서도 신앙을 키웠던 순교 선열의 정신으로 자체 피정까지 가졌다.
또한 이들은 이와 같은 뜨거운 신앙을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 콜라 값을 아껴 모은 1천 달러를 고국의 불우 결핵 환자 돕기회에 기탁하기도 했다. 90%가 기능공으로 넉넉지 않은 호주머니 사정에도 불구하고 거금을 모금한 「쥬베일」공소 신자들은 앞으로 계속 불우 이웃을 위한 모금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쥬베일」공소 미사에 참석하는 신자 수는 1백50명 정도로 아직 많은 신자들이 「쥬베일」공소를 모르고 있는 실정이다. 28개 기업체별로 흩어져 있는 취업자들에게 알림방법이 없어 애태우고 있는 「쥬베일」공소 신자들은 홍보 문제가 가장 큰 과제라고 지적한다.
『안일한 생활을 통해서 찾을 수 없었던 살아 계신 그리스도를 온갖 악 조건 속에서 찾는 보람이 크다』고 밝힌 「쥬베일」공소 사목 위원 윤관식씨는 미사가 불법 집회이기 때문에 성가라도 마음 놓고 공소 건물이 떠나가도록 불러 보는게 소원이라는 그곳 신자들의 작은 소망을 예로 들면서 고국에 있는 형제들에게 자극을 주기도 한다.
한편 업무 차 일시 귀국했던 윤관식씨는 「쥬베일」지역에 취업하고 있는 신자와 가족들에게 연락을 당부했다.
■「쥬베일」한인 공소 연락처
▲삼부토건 쥬베일 현장 인사 과장 최운영
▲윤관식씨 사무실 (03ㆍ341ㆍ7411)자택(341ㆍ60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