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한담

[일요한담] IFD병/최창섭 교수

최창섭ㆍ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교수
입력일 2011-04-14 11:33:11 수정일 2011-04-14 11:33:11 발행일 1978-09-10 제 1120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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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IFD病」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From Idcalism(이상향) to Frustraton (좌절감) to Demoraㅣization(타락 또는 토기저하)이라는 표현을 단축시켜 놓은 복합조성어로 일반의미론에서 자주 사용되는 말이다.

즉 IFD병이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육체적인 병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정신적인 부적응현상을 지칭하는 말이다

즉 자기 자신의 능력이나 한계성을 생각지 않고 처지에 맞지 않는 높은 이상적 목표를 세웠다가 이를 달성하지 못하게 되면 곧 좌절감에 빠지게 되고 심한 경우에는 토기가 저하되어 타락하거나 심지어는 이러한 IFD병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자살까지 하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현대에 사는 우리의 대부분이 일정형태의 IFD병에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지위의 고하, 지식의 유무, 덕망의 다소를 막론하고 인간은 누구나 현재보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노력하는 발전지향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다행히도 자신의 능력, 환경, 위치 등을 감안하여 적절히 미래를 설계하여 단계적으로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이에 따르는 자기만족을 만끽할 수 있고 따라서 좌절감이나 사기저하의 정도를 극소화시키고 있다. 반면 일부 사람들은 자신을 생각지 않고 무조건 높은 이상향을 꿈꾸거나 남이 하고 있으니 나도 해야 하겠다는 무분별한 욕심에서 흉내를 내다가 쉽게 좌절감에 빠져 타락해 버림을 주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옛부터「너n자신을 알라」「자기의 분수를 알아라」「뱁새가 황새 쫓아가는 격이다」「자리보고 발 뻗으라」는 등 다양한 진리의 격언을 통해 IFD병 걸리지 않도록 선조들은 후손들에게 경고를 해왔다. 허나 불행히도 일부 사람들은 먼곳에 있는 높은 진리만 추구하다보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다고 착각하여 지나쳐버리는 평범한 조상의 지혜 속에 참다운 진리가 있음을 간과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사히 신문을 보면 IFD병에 걸려있는 인간들의 아비규환으로 머리가 혼탁해지곤 하다.

소위 삼대스캔달로 알려진 아파트특혜분양사건, 전직 국회의원의 추행사건, 가짜 교사증 발급사건에서부터 모대학교수의 실종자살사건등 모두가 정도와 형태의 차이는 있겠으나 결국 심리적 (정신적)인면에서 IFD병으로 신음하는 부적응환자들의 한 단면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 모두의 문제의 발단은 격에 맞지 않는 자신의 분수에 넘치는 이상향 (Idesliam)적인 목표를 세운 점에 있을 것이다. 순리에 따르지 않고 금시발복하겠다는 아파트 투기꾼, 남이 부동산투기를 하니 나도 하겠다고 나섰다가 막차를 타고는 손해를 보고 후회하는 군상들, 자기의 능력을 생각지도 않고 교단에 섰던 가짜교사자격증 소지자(결국은 교도소행), 분수에 맞지 않게 일확천금에만 눈이 어두워 가짜자격증을 남발한 그 장본인, 밑을 보고 내려다보며 살줄 아는 평범한 진리를 터득하지 못하고 고고한 이상적인 꿈의 세계에서 방황하다 사기저하가 극대화되어 결국은 자살로 종지부를 그은 모 교수.

차제에 우리 모두 자신이 어느 정도의 IFD병에 걸려있는가 자기 자신을 진단해보는 계기를 마련해보자. 남이 달나라에 가든 혹은 부동산투기를 하든 동요됨이 없이 우선 자신을 알고 자기분수에 맞는 목표를 세워 꾸준히 한단계한단계 이상향을 높여가는 태도를 확립함이 어떨런지!

최창섭ㆍ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