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남한에서 화촉밝힌 탈북부부 백명학·손순실씨

서상덕 기자
입력일 2010-11-22 00:00:00 수정일 2010-11-22 00:00:00 발행일 1999-12-05 제 2179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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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신랑 신부의 부모가 되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신랑 신부는 앞으로 교회 공동체, 이웃들과 함께 따뜻한 정을 나누며 살아가길 기원합니다』

지난 11월 13일 탈북자들의 대부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의 주례로 서울 공덕동성당에서 봉헌된 혼인성사를 통해 성가정으로의 첫걸음을 힘차게 내디딘 탈북부부 백명학(베드로·29) 손순실(31)씨.

백씨의 아버지는 인민군 포로로 휴전 후 포로교환협정을 통해 북한으로 송환됐던 이. 손씨는 아버지는 국군포로로 반세기가 지나도록 기억에서 지워져왔던 이. 분단의 아픔 그 자체라 할 두 사람의 만남은 마치 하느님이 준비해두신 듯하다. 군인으로 복무하던 백씨와 농장원으로 근무하던 손씨가 북한을 탈출한 것은 각각 지난해 3월과 10월, 나란히 두만강을 넘은 이들은 지난 봄에 그리던 한국땅을 밟았다.

『가족 처지도 비슷하고 같은 북한 출신이니 서로를 좀 더 위해줄 수 있지 않을까요』올 5월 탈북자정착지원시설인 하나원에서 처음만나 사랑을 키워온 이들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해주는 관계로 자라나 이날 결혼에 이르게 됐다.

중국에서 자신의 한국행을 돕던 남한 사람을 통해 처음 예수 그리스도를 접했다는 백씨는 지난 여름 음성 꽃동네를 다녀온 후 천주교를 삶의 토양으로 삼고자 마음먹게 됐다고.

서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