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제가 성녀가 된다면 분명 ‘어둠’의 성녀일 것입니다. 언제나 어둠에 빛을 밝히러 세상에 내려가 있을 테니 천국에는 없을 것입니다’ (마더 테레사)
복자 마더 테레사 수녀(1910~1997)의 탄생(1910년 8월 26일) 100주년을 앞두고 그의 삶과 신앙을 되돌아보는 책 세 권이 나란히 번역, 출간됐다.
사뭇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을 주는 「마더 데레사 어둠 속 믿음」(그레그 와츠/안소근 옮김/바오로딸/248쪽/8500원), 「마더 테레사의 하느님께 아름다운 일」(맬컴 머거리지/이정아 옮김/시그마북스/216쪽/1만2000원), 「우리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레오 마스부르크/김태희 옮김/민음인/268쪽/1만2000원)가 그것이다.
그레그 와츠와 고(故) 맬컴 머거리지는 테레사 수녀를 취재하기 위해 그를 직접 만나고 가까이서 지켜본 영국 출신의 저널리스트. 레오 마스부르크는 사제품을 받자마자 테레사 수녀의 통역이자 고해성사 신부로 활동해 온 오스트리아 출신의 사제다. 이들의 공통점은 테레사 수녀와 동시대를 살며 같은 이념과 감정을 공유했던 인물이라는 점. 세 저자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테레사 수녀의 모든 것을 전한다.
「마더 데레사 어둠 속 믿음」은 저자 그레그 와츠가 언론인 특유의 감각으로 풀어쓴 테레사 수녀의 전기다. 테레사 수녀의 탄생부터 시복까지 전 생애를 시대 상황과 함께 다뤘다. ‘독재자와 사기꾼들에게 저항하지 않는다’거나 ‘테레사 수녀의 이미지는 매스컴이 만들어낸 신화일 뿐’이라는 등 수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까지도 그대로 소개해 ‘성녀’로서의 테레사 수녀보다 한층 더 인간적인 모습을 그려낸 것이 특징이다. 테레사 수녀를 직접 찍은 생생한 사진 57장을 곁들였다.
「마더 테레사의 하느님께 아름다운 일」은 지난 1971년 첫 출간돼 테레사 수녀를 세계에 널리 소개했던 책이다. 저자는 인도 캘커타에서 테레사 수녀와 함께 지내며 관찰한 내용과 회상을 있는 그대로 기록했다. 테레사 수녀와의 첫 인터뷰가 어떻게 성사됐는지부터 수녀가 설립한 ‘사랑의 선교회’가 발전하는 과정, 테레사 수녀와 나눈 여러 가지 대화, 테레사 수녀가 직접 쓴 글과 명상록 등이 실렸다. 테레사 수녀의 초창기 활동을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전기들과 차별성을 갖는다.
「우리의 어머니, 마더 데레사」는 저자 레오 마스부르크 신부가 첫 만남부터 선종 직전까지 테레사 수녀의 행적을 에피소드 위주로 엮은 책이다. 손자뻘 신부가 할머니 수녀를 따라다니면서 나눈 대화들은 신선하고 유쾌하다. 바티칸, 모스크바, 쿠바, 니카라과, 아르메니아 등 세계 곳곳에서 사랑의 선교회 활동을 벌이는 테레사 수녀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다. 잘 알려지지 않은 테레사 수녀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