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동양화가 김영자 수녀 이주노동자돕기 자선전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5-10-16 11:19:00 수정일 2005-10-16 11: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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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아하고 세밀한 붓터치”

19일부터 평화화랑서

“동양화를 통한 묵상은 수도생활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하느님의 창조물을 화폭에 옮기며 하느님의 섭리와 신비를 더욱 깊이 묵상하게 되지요.”

김영자(골롬바.성가소비녀회) 수녀는 일흔이 훌쩍 넘은 나이가 전혀 무색하리만치 흐트러짐없이 단아하고 힘있는 작품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동양화가다.

김수녀는 그의 호 ‘심원’(心苑)에서도 드러나듯 마음의 정원을 가꾸기 위해 기도와 묵상을 이어가는 한 방법으로 동양화를 그렸다.

시작은 수도회 입회 후 늦깍이 나이에 취미삼아 시작한 서예에서 비롯했다. 먹의 농담만으로도 수많은 형태와 느낌이 드러나고, 한번 그은 선은 다시 덧대거나 수정할 수 없는 동양화의 특징은 그를 잡아끌었다. 다양한 소임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붓을 쥘 기회가 있었던 것은 그에게는 또다른 축복이었다고.

30여년 이상 작품활동을 지속해오면서 대한민국 미술대전을 비롯해 각종 전람회 등에서 수상했지만 개인전은 지금까지 단 한번 열었을 뿐이다. 2001년에 연 첫 전시회도 복지병원 기금 마련을 위해 어렵사리 열었었다.

10월 19~25일 서울 명동 평화화랑에서는 오랜만에 김수녀의 작품을 만나는 기회가 마련돼 반가움을 더한다.

이번 전시회 또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자선전으로 펼쳐진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채 수많은 어려움을 안고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솜씨이지만 제게 주어진 달란트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도구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출품작들은 작은 꽃나무 가지에서부터 새와 나무, 산과 물 등을 담은 화조화와 산수화 40점이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 단아함과 세밀한 붓터치가 수도자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소장하는 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대부분의 작품을 소규모로 그렸다.

전시회 수익금은 전액 이주노동자 자녀 보육시설과 무료진료소인 라파엘 클리닉 운영에 활용될 예정이다.

※문의 02-727-2114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