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CNS】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7월 9일 처음으로 로마에서 열리는 「세계 게이 프라이드 2000」행사에 대해 언급하고 『이 행사가 대희년에 로마에서 개최되는 것은 「2000년 대희년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삼종기도에서 7월 1일부터 9일까지 열린 이 행사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전세계 가톨릭의 심장부인 로마의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교황은 이어 『교회는 선과 악을 식별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진리를 말하지 않고 침묵을 지킬 수는 없다』며 『교회의 가르침은 명백하게 동성애 행위가 자연법에 반대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그러나 『동성애자들에 대한 존경과 동정은 받아들여야 한다』며 『모든 불의한 차별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의 발언은 즉각 동성애 활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불러왔는데 이들은 8일 로마시 전체에서 벌어진 행진에서 가톨릭의 이같은 반응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고 『진정한 모독은 동성애 혐오증이며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이라고 말했다.
대희년 기간인 올해 로마에서 동성애 축제를 개최하게 됨에 따라 올해 들어서면서 끊임없이 논란이 일어왔다. 교황청은 이같은 행사를 로마시가 허가해준 것에 대해 이를 「가톨릭 교회를 매우 자극하는 결정」으로 받아들여왔으며 특히 이 기간은 폴란드에서 3만여명에 달하는 대대적인 성지순례단이 방문한 기간이어서 더욱 물의를 빚고 있다.
로마시는 동성애자 행사를 공식적으로 후원할 것이라는 계획은 철회했으나 프란체스코 루텔리 시장은 이 행사를 막을 아무런 명분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7월 8일 이번 행사의 절정으로 동성애자 7만여명의 대대적인 시가 행진이 벌어졌으며 일부 참여자가 교회를 비난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을 벌이기도 했지만 큰 사고 없이 전체 일정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