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구 결핵요양원 이전 “막막”

전대섭 기자
입력일 1998-07-12 12:19:00 수정일 1998-07-12 12:19:00 발행일 1998-07-12 제 2110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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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몸도 서러운데 집까지 옮겨가라니…
30주년 결핵퇴치 사업의 요람 주변에 아파트 들어서면서 “옮겨라” 집단 이기주의 기승
지금의 요양원 건물은 대구 결핵용야원과 사회복지회 출범의 모태이자 한국 가톨릭 결핵사업연합회 결성의 모태가 되기도 한 곳이다. 한평생을 결핵퇴치 사업에 바친 고(故) 김동한 신부 추모 미사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환자들에게 성체를 분배하고 있다.
『병든 몸도 서러운데 이젠 살던 집까지 옮겨가라는 겁니다. IMF 탓인지 후원비도 크게 줄어 걱정이 태산입니다』

30여 년간 국내 결핵퇴치 사업에 헌신해 온 사회복지법인 대구 가톨릭사회복지회(대표=이문희 대주교) 산하 대구결핵요양원(원장=박상호 신부)이 이전을 앞두고 전국 신자들의 도움과 관심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의 요양원은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형성돼 있고, 10개동이 신축 예정이어서 더 이상 요양원으로서의 기능이 어려운 상황.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나무라듯 아파트 입주 때마다 입주자들과 한바탕 소동을 벌여야 했던 요양원측도 더 이상 집단 이기주의를 버텨낼 처지가 못 된다.

박상호 원장신부는 이참에 대구시 달성군 농공읍 논공가톨릭병원 옆으로 요양원을 이전키로 하고 부지 1600평을 매입, 당국의 건축 허가까지 받았으나 이전 신축에 따른 재정확보가 어려워 애를 태우고 있다. 『재원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뛰었지만 자체 힘으로는 어려움이 많아 하는 수 없이 신자들의 도움을 요청하게 됐습니다』

지금의 요양원 건물은 대구 결핵요양원과 사회복지회 출범의 모태이자 한국 가톨릭 결핵사업연합회 결성의 모태가 되기도 한 곳. 특히 한평생을 결핵퇴치 사업에 바친 고(故)김동한 신부의 땀과 희생이 고스란히 묻힌 곳이어서 건물 매각이 현실적으로 곤란한 상태다. 현 요양원 건물은 다른 복지시설로 활용될 계획이라고 한다.

결핵요양원이 가톨릭병원 인근으로 이전함으로써 우선 응급 결핵환우들의 처치가 용이하게 됐다. 또 신축 요양원엔 승강기와 냉난방 시설 등 편의시설을 두루 갖추고 현대화한 최적의 요양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대구와 경북 고령 「밀알의 집」 두 군데로 나뉘어진 결핵요양 시설을 하나로 통합해 수용인원도 50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결핵요양원 신축에 따른 공사비는 15억 원 정도.

『결핵환자들은 초창기에 비하면 줄어들었지만 요즘은 환경 탓인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박신부는 『국립ㆍ도립 요양원이 있지만 수용기간이 6개월로 한정돼 있다』며『장기간 요양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대구 결핵요양원이 신자들과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생명을 이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도움주실분=국민은행 612-21-0617-407(이문희) 대구은행 188-05-077900-020(대구 가톨릭사회복지회), 연락처=(053)638-0363~5

전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