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반굽혀 겸손되이
거만한 자는 몸을 뻣뻣하게 갖고 머리를 빳빳이 들고 다닌다. 그 태도로 보아 『나는 너보다 더 위대하고 더 훌륭하다』는 것을 과시하는 것 같다.
겸손한 사람은 반대로 적은 자로 자각하고 고개를 숙이며 몸을 굽힌다. 그는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낮춘다. 상대방이 위대하면 할수록 자기 자신의 비하를 느끼며 겸손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인간이 천주님 앞에서 보다 더 자신의 비침을 심각히 느끼는 곳이 어디겠는가? 천주님께서 어제도 오늘도 또 무궁무진세에 영원히 살아계신 만왕의 왕이시다. 그는 내 안에 옆에 우리가 사는 도시와 머나먼 우주 밤하늘에 꽉차 계시며 아무리 넓다하더라도 이 우주는 그 앞에서는 한톨의 원자만도 못한 것이다. 그는 무한한 성덕 순결 정의 인자 사랑 등등을 한 몸에 지니고 계신다. 그는 무한히 크시고 나는 이렇듯이 작은 존재이며 그와 나 사이에는 아무런 비교도 있을 수 없다. 더구나 그 앞에서 인간은 자신만을 내세울 수 없는 것이며 할 수 있는대로 자신을 작게 가지기로 노력해야 한다. 더구나 자신이 존대하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며 따라서 인간은 자기 자신을 반으로 꺾어 무릎을 꿇는다. 이것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는 몸이 앞으로 굽게 되며 고개를 숙이고 『내 천주여 당신은 위대하시고 나는 허무로 소이다.』라고 마음으로 외치게 된다. 무릎을 꿇으면서 까지 무의식적이고 빠르고 기계적인 동작을 할 수야 있겠는가? 천주님의 엄위하신 대전에서 깊은 당신의 존경을 표시하기 위해 무릎을 꿇는 당신의 이 태도에 당신은 뜻을 두시라! 당신의 몸과 함께 당신의 마음과 영혼도 절반으로 꺾어 굽히시기를! 성당에 들어오거나 나갈 때 우리는 천천히 또 깊게 무릎을 제대 앞에 꿇어야 하며 우리 마음까지를 꿇려야 한다. 당신의 꿇음이 당신의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내 주시오 내 천주시오』 일찐저! 무릎 꿇는 태도는 겸손이며 진리이다. 무릎을 꿇을 때마다 당신의 영혼은 더 거룩해 지고 아름다워질 것이다.黃玟性(가톨릭대학장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