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 폐지 주장은 무책임한 행동이 아니라 더 큰 책임을 지겠다는 자세입니다.”
숙명여대 법대 홍성수(토마스 아퀴나스) 교수가 12월 18일 춘천교구 사회사목국 대강당에서 열린 ‘사형제도 폐지 기원 생명 그리고 이야기 콘서트’에서 한 말이다.
사형제도 폐지는 단순히 ‘사형수의 인권’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 등 모든 이들의 인권을 보장하려는 것이라는 뜻이다. 홍 교수는 실제 사형이 집행됐을 때 피해자들이 겪는 심리적인 현상은, 긍정적인 것보다는 혼란과 허탈을 유발하는 등 큰 위로가 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사형제를 버리고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지영 작가는 서울 교정사목위원회(위원장 김지영 신부)가 이런 측면에서 살인 피해자 가족을 위한 모임을 10년째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형제도 폐지를 위한 노력에는 모든 이들의 인권을 돌보기 위해 봉사하는 사회적 책임 또한 함께 따른다는 것이다.
‘새는 한쪽 날개로 날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사형제도 폐지를 외치는 이면에는 피해자들과 상처받은 사회에 대한 위로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자리였다. 사형제도에 대한 찬반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회적 카타르시스(catharsis)를 위해 사형제도는 꼭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더욱 성숙한 사회로 나가는 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사실상 사형폐지국’이다. 이름뿐인 사형제도는 이제 버리고 사회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성숙한 사회로 나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