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잔혹동화 ‘헨젤과 그레텔’ 연출 임필성 감독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08-01-06 09:20:00 수정일 2008-01-06 09: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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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행복한 삶 조건 제시”

“아이들의 행복한 삶의 조건에 대해서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잔혹동화라는 낯선 장르지만 그것보다는 내면에 있는 아이들의 슬픔에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지난해 12월 27일 개봉한 영화 ‘헨젤과 그레텔’을 통해 어린이의 행복권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임필성(베드로·35·서울 방배4동본당)감독이 말하는 행복은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먼저 따뜻한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사회는 점차 발전해 가고 있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황량해 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어린이 유기를 다룬 동화 ‘헨젤과 그레텔’을 다른 시각으로 표현하며 사회 문제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임감독이 잔혹동화라는 익숙하지 않은 장르를 선보이면서 무엇보다 신경 쓴 것은 관객과의 소통이었다. 인간의 욕망에 대해 다룬 첫 장편영화 남극일기(2005년)는 어둡고 무거웠던 반면 이번 영화는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결코 관객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풀어내지는 않는다.

“제 영화가 친절해 졌다고 해서 말랑말랑하고 눈물을 흘리는 신파극 같지는 않습니다. 단 한명의 의인이 있었더라면 소돔과 고모라는 멸망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성경구절처럼 현실에서 필요한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그는 또 “신기하게도 이번 작업을 하면서 저를 비롯해 촬영감독, 음악감독, 미술감독이 다 가톨릭신자였다”며 “때문에 종교인으로서 아이들을 사랑하는 진심을 세밀하게 잘 표현하고 담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임감독은 김지운, 한재림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영화 ‘인류멸망보고서’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그는 류승범씨와 함께 사소한 바이러스로 인해 좀비로 변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