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 자운대성당에서는 매주 병사들과 일반인들이 만들어내는 사랑의 화음이 넘쳐난다.
자운대본당(주임=윤정한 신부) 주일미사에서 선보이는 30여명의 군인들로 구성된 「사병성가대」와 중·고등부 성가단이 함께 연출해내는 화음은 이 본당이 엮어내는 사랑의 일부분일 뿐이다.
본당 사정이 여유롭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자운대본당은 지난 97년부터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씩 바자회를 열어 얻은 수익금 대부분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들과 나눠오고 있어 사랑의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런 꾸준한 사랑의 나눔은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지난 9월 20일 성당에서 「나눔의 바자회」를 열어 600만원의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린 자운대본당은 이 수익금을 쪼개 자신들보다 사정이 어려운 육·해·공군의 본당에 후원금으로 보냈다. 이에 앞서 올 봄에 연 바자회 수익은 백혈병을 앓고 있는 어려운 이웃의 손에 전해지기도 했다.
한달 교무금을 모두 모아도 200만원을 넘지 않은 본당에서 이어지고 있는 이런 나눔은 신자들의 넘치는 사랑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 사랑의 표본은 본당 「사병분과위원회」와 「사병후원회」다. 자운대본당의 자랑인 「사병분과위원회」는 병사들을 대상으로 한 선교의 선봉장인 셈. 사병들을 위한 교육부터 각종 선교 대책이 이 분과에서 나온다.
또 군 선교에서 손발 역할을 하는 사병후원회는 병사들의 부모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매 미사 후 간식을 챙기고 신앙생활을 돌보는 이들의 노력 덕에 초기에 300명을 넘지 않던 미사 참례자 수가 지난해부터는 700명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결실의 이면에는 신자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본당 관할 내에 육군대학을 비롯한 각 군 대학과 종합군수학교, 간호사관학교 등 21개의 부대를 두고 있는 본당의 특수한 상황에서 자운대본당의 전 신자가 사병후원회 회원으로 팔 걷고 나서고 있는 것이다.
거의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있는 세례식은 사병후원회 회원들이 없으면 힘든 일이다. 각 부대를 돌며 예비신자 교리를 지도하고 병사들의 어려움을 듣는 상담역을 자임하고 나서는 이들도 서로의 어려움을 아는 사병후원회 회원들이다. 이들 덕에 자운대본당은 체계적이고 질 높은 교육을 시키고 있다.
사목회 고문 허송(베드로·52·대령)씨는 『군대라는 환경 때문에 스스로 찾기 힘든 이들을 찾아가 어려움을 함께 나누려는 노력이 오늘의 본당을 있게 하는 힘인 것 같다』고 밝혔다.
자운대본당은 또 「대자 현황 카드」를 만들어 병사들이 교육 이수 후 타부대로 배치돼 떠나더라도 편지와 전화 등으로 지속적인 연계를 가짐으로써 병사들이 전역 후에도 교회와의 끈을 놓지 않도록 유도하고 있다.
윤정한 신부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의 신앙을 돌아볼 줄 아는 신자를 길러낼 수 있어 보람』이라며 『첫 걸음인 「관심」을 통해 군대를 군인들에게 보다 풍요로운 장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