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김세중조각상에 배형경·양정욱 작가

성슬기 기자
입력일 2020-12-15 수정일 2020-12-15 발행일 2020-12-20 제 3224호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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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미술 저작·출판상 김양동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
본상 배형경-전통 소조 고수한 진정성 인정
청년조각상 양정욱-격조 있는 인문적 사유 드러내

배형경 ‘존재. 물음’.

양정욱 ‘너와 나의 마음은 누군가의 생각’.

김세중기념사업회(이사장 김남조, 이하 기념사업회)가 제34회 김세중조각상 본상 수상자로 배형경(65) 조각가를 선정했다. 제31회 청년조각상은 양정욱(38) 작가가, 제23회 한국미술 저작·출판상은 김양동(77)씨가 받았다.

고된 노동이 필요한 전통 소조 방식을 고수하는 배형경 조각가는 ‘조각의 위기’가 논해지는 이 시기에, 그가 고집해 온 세계와 진정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의 작품 중심은 인간이다. 고뇌하는 듯 고개를 숙이거나 두 손으로 머리를 싸매고 잔뜩 웅크려 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흙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그들 피부에서 배 조각가의 작품 세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기념사업회는 양정욱 청년 작가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너와 나의 마음은 누군가의 생각’, ‘대화의 풍경. 저녁이 되면 말하는 것들’ 등 그의 작품은 격조 있는 인문적 사유와 깊은 문학적 정취로 통일성을 갖는다. 양 작가는 이런 작품세계에 대해 종종 어두우면서도 맑은 기조를 잃지 않고 빛과 운동마저 기꺼이 증인으로 나서는 듯 보인다는 평을 받았다.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
한국미술 저작·출판상은 김양동씨의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지식산업사, 2015)에게 주어졌다. 김씨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수와 학장을 지낸 바 있다. 이 저서는 600여 점의 유물과 그림, 사진 등을 실어 해석고고학적 방법으로 고대문화의 원형을 재발견했다는 학문적 의미와 가치를 인정받았다.

김세중조각상은 한국 현대조각 1세대인 고(故) 김세중(프란치스코, 1928~1986) 전 서울대 교수를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 고인이 남긴 업적으로는 광화문에 있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 가장 유명하다. 올해까지 조각상 74명, 미술저작상 22명을 배출했다.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는 김세중조각상은 그 세월만큼 한국 조각 분야에서 최고 권위 상으로 꼽힌다.

성슬기 기자 chiar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