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로 사랑하십시오”… 회칙 「모든 형제들」 반포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0-10-05 수정일 2020-10-06 발행일 2020-10-11 제 3214호 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교황, 사랑 우위성 강조
코로나19와 인종차별 등 분열된 사회 극복 방안 제시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로 공동선 방안 찾을 것 당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새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대유행을 비롯해 빈곤과 인종차별, 폭력 등 다양한 문제로 분열된 현대 사회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관련기사 3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10월 4일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에 관한 회칙 「모든 형제들」을 반포했다. 교황은 회칙에서 그리스도인과 선의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존엄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형제자매로 서로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이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만남과 대화가 필요하다면서, 이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경험과 문화를 나누고 서로를 경청하며 알게 돼 공동선을 위해 함께 할 방안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황은 새 회칙 전반에 걸쳐 사회와 정치적 맥락에서 사랑의 우위성을 강조했다. 새 회칙 제목 「모든 형제들」은 아시시의 프란치스코 성인이 작은 형제회(프란치스코회) 수도자들에게 전한 권고에서 나왔다. 교황은 10월 3일 프란치스코 성인 묘소에서 미사를 봉헌한 뒤 회칙에 서명했다. 교황은 회칙에서 “프란치스코 성인은 자신을 따르는 형제자매들에게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이라고 말하며 복음 향기로 가득한 삶의 방식을 제안했다”면서 자신의 두 번째 회칙 「찬미받으소서」도 프란치스코 성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새 회칙에는 인류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에 관한 교황의 과거 발언과 지난 2019년 아랍 에미리트 사목방문 중 알 아즈하르의 셰이크 아흐메드 알타예브 대이맘(Grand Imam)과 공동 서명한 ‘세계 평화와 공존을 위한 인류 형제애 공동 선언’에 담긴 주제들이 담겨있다.

총 287개 항으로 구성된 회칙 「모든 형제들」은 8개 장으로 나뉘어 있다. 각 장 제목은 ▲닫힌 세상에 드리운 어두운 구름 ▲길 위의 이방인 ▲열린 세상을 예상하고 불러 일으키기 ▲전 세계에 열린 마음 ▲더 나은 종류의 정치 ▲사회 안의 대화와 우정 ▲새로운 만남의 길 ▲형제애를 위해 봉사하는 종교다.

새 회칙 발표 기자회견에 나선 교황청 국무원 총리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교황 새 회칙이 형제애를 통해 우리 모두가 서로를 사랑하도록 당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형제애는 하나의 트렌드나 유행이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 결과”라면서 “새 회칙은 국제관계 안에서 추구해야 할 형제애 문화를 당부하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황청 종교간 대화 평의회 의장 미겔 아유소 추기경은 형제애에 봉사하기 위해서는 종교간 대화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유소 추기경은 “새 회칙은 진정으로 하느님을 찾는 일은 우리가 서로를 함께 여행하는 진정한 형제자매로 인정하도록 돕는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존중과 우애라는 두 가지 원칙을 통해 교황께서는 새로운 종교간 대화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