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제1대리구 권선동본당, 독거노인 주거환경 개선 봉사

서기수 명예기자rnrn
입력일 2018-09-18 수정일 2018-09-19 발행일 2018-09-23 제 3113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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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사각지대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사랑 전합니다
올해 초부터 먹거리 판매 등 기금 조성
구역·반 통해 어려운 상황의 이웃 찾아
청소·도배·전기 공사 등 주거 환경 개선

권선동본당 신자들이 냉장고 내부 청소를 하고 있다.

9월 3일 수원시 권선동 인근. 마스크와 고무장갑을 한 봉사자들이 집안에 들어갔다. 봉사자들이 방과 욕실, 주방 등 철거를 시작하자 습기를 머금은 썩은 벽지가 보였다. 장판은 시커먼 곰팡이와 이물질이 가득했다. 문틀과 변기는 악취로 숨쉬기가 버거울 정도로 오염돼 있었다.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힌 봉사자들이 손을 바삐 움직이자 어둡고 축축한 방에 점차 따뜻한 온기가 채워졌다. 제1대리구 권선동본당(주임 이찬종 신부) 사회복지분과가 독거노인 주거환경 개선 봉사에 나선 모습이다.

본당 사회복지분과가 독거노인 주거환경 개선을 진행하기로 한 것은 올해 초다. 사회복지분과는 먹거리 판매 등으로 기금을 조성해 이번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비용을 마련해왔다. 또 본당 소공동체와 연계해 구역·반에 어려움이 있는 독거노인을 찾았다. 그런 노력 끝에 찾은 곳이 이번 봉사가 진행된 한(마리아·89) 할머니의 집이다.

홀로 지내는 마리아 할머니는 나이가 들면서 몸이 쇠약해져 집안청소를 비롯해 빨래, 식사 등 모든 일상에서 어려움을 겪어왔다. 그러다보니 오랜 기간 집안 정리와 청소는 방치됐고, 살림도구들도 낡아 쓰레기나 다름없이 방치됐다. 그렇게 집은 조금씩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어려운 공간으로 변해갔다.

그런 집에 사회복지분과 봉사자들이 찾아왔다. 사회복지분과장 배진수(체칠리아)씨를 중심으로 분과차장, 분과위원, 그리고 제분과 위원들과 구역 반 식구들 10여 명이 시간을 내 교대로 봉사를 시작했다.

집안 가득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봉사자.

옷가지들을 깨끗하게 정리 중인 봉사자들.

상황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지 않았다. 주방 싱크대는 녹이 생기고 삭아서 신속한 교체 작업이 필요했다. 냉장고와 밥솥, 각종 그릇 등의 집기들은 세척조차 어려웠다. 이불과 옷가지들도 모두 세탁 없이는 사용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봉사자들은 봉사 첫 날인 9월 3일 철거를 시작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욕실 전면 타일시공과 천장시공, 썩은 문틀 교체 작업과 도배시공, 전기배선 공사와 조명 교체에 이르기까지 집 내부를 전면적으로 개선해 나갔다.

집이 몰라볼 정도로 깨끗하게 변했지만, 봉사자들의 작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청소를 깨끗하게 마치고 살림도구들을 가지런히 정리했다. 이불과 옷가지를 보관할 가구를 마련하기 위해 주변 아파트 사무실에 도움을 요청하고 광고문을 붙여 중고 가구를 받아오기도 했다.

봉사자들은 공사기간 동안 외부에 모신 마리아 할머니를 다시 집에 입주하도록 도왔고, 14일에는 본당 보좌 함영수 신부를 초대해 가정축복기도도 봉헌했다.

독거노인 주거환경 개선 작업을 총괄 진행한 배진수씨는 “이렇게 복지 사각지대에서 어렵고 힘들게 사는 독거노인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따뜻한 손길이 필요한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리게 돼서 다행이다”라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그동안 봉사해주신 봉사자분들과 무엇보다도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고 도와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권선동본당 사회복지분과는 앞으로도 독거노인 주거환경 개선 봉사를 계속 시행할 계획이다. 더불어 반찬 지원을 위한 봉사자 모집과 방문·전화관리 등 구체적 방안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사회복지를 펼쳐 나갈 예정이다.

〈주방과 화장실 전(왼쪽)·후(오른쪽) 모습〉

서기수 명예기자rn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