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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땐 어떻게 하나요? 신앙상담] 사제는 어떤 이유로 결혼하지 않고 개신교는 이를 왜 비판하는지요

김웅태 신부(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및 교목실장)
입력일 2011-03-14 수정일 2011-03-14 발행일 2000-05-21 제 2201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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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목적 체험에 바탕한 교회의 지혜로운 결정
주님?께서 원하시는 세상 위한 존경스런 헌신
【문】안녕하십니까? 신부님.

사제는 왜 결혼을 하지 않나요?

개신교는 사제 독신제를 왜 비판하는 것이며, 가톨릭은 어떤 이유로 사제 독신제를 받아들이고 있나요. 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답】친애하는 K 형제님!

사제 독신제는 가톨릭 교회가 교회의 성직자들로 하여금 교회의 봉사자들이 되는 조건으로 자유로이 선택하도록 정한 제도입니다.

성경상에 이 제도가 고정적으로 제시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이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독신으로 사셨던 예수님을 본받아, 제2의 사제(Alter Christus)로서 살아야 할 사제들에게 이 제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 모두 독신은 아니었지만, 사도 바오로의 권고대로 독신으로 예수님을 따를 때 자유로이 그리고 온전히 예수님처럼 하느님 나라 실현과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하느님의 뜻에 더욱 일치하여 자신을 봉헌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교회 초창기부터 이 제도가 고정된 것은 아니며, 초창기에는 성직자들 중에 결혼한 분도 있고 독신으로 사신 분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역사적 흐름을 통해 독신제가 한때 폐지된 적도 있었으나, 7세기경 교황 그레고리오 교황의 교회 개혁을 통해 성직자들의 독신제를 제도로서 고정시켜 놓았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사목적 체험에 바탕을 둔 지혜로운 졀겅으로서 오늘날까지도 이 제도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가톨릭의 성직자들은 지금도 독신으로 성직을 수행하고 있으나, 그리스도교의 다른 종파들은 독신제를 제도로서 정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가령 정교회나 성공회, 개신교의 성직자들은 결혼하여 가정생활을 하면서 성직을 수행합니다.

그러나 그 교파들 가운데 독신으로 성직을 수행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드믄 경우로서 수도를 한다든지, 혹은 어떤 특별한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그러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으나, 일반적인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도교의 원류이며 뿌리인 가톨릭 교회가 성직자의 독신제를 오늘날도 고수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자신을 봉헌하며 인류의 구원사업에 헌신하는 모습은 참으로 인류 사회의 발전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세상을 위한 존경스런 헌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 교회의 성직자들이 독신을 지킴으로써 보다 많은 이들에게 사심없이 봉사할 수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교회의 권고에 순응하여 성직자들 스스로 숙고하여 선택하고 지켜지고 있는 이 제도는 교회의 꽃과 같이 보호되어야 하며, 또한 이 제도를 통해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은총을 받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김웅태 신부(가톨릭대학교 종교학과 교수 및 교목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