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검돌이란 이름으로 어린이들 가슴에 꿈과 사랑을 심어온 아동문학가 이석현(세바스띠아노 45세) 씨가 한정동 아동문학상 제2회 수상자로 결정되어 4일 오후 2시 신문회관 3층에서 있은 시상식에서 수상되었다。
한정동 아동문학상은 동요「따오기」작곡가인 한정동 등(77세)이 사변 후 20여년 간 신문 잡지 등에 실은 원고료를 모아 그 기금으로 설립, 매년 아동문학가 한 사람을 선정하여 작년부터 시상해오고 있다。금년도 수상자 이 씨의 수상 작품은 작년에 발표된 동요「우리 엄마」와 동시「해야」。
현재「가톨릭소년」편집장이며 한국 글짓기지도회 부회장인 이 씨는 1940년 일본에서 발간된「不二」紙에「인생항로」등 5편을 발표한 이후동시집「어머니」등극집「가톨릭 극집」동화 시집「메아리집」을 발표했고 57년부터 3년 간「가톨릭청년」편집장을 역임하고 60년 이후에는「가톨릭소년」을 맡아 편집하고 있다.
항상 부드러운 미소와 주옥 같은 낱말로 어린이들에게 지혜와 용기, 하느님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얘기해온 이 씨는 수상 소감을「사랑의 채찍」이라고 말하며 작품을 쓸 때마다 아기들의 영혼 속에 하느님의 모상을 바르게 심어 주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새삼 느낀다면서 19세기 프랑스 문예 비평가 보슈에 주교가 말했듯『공동 우물에 독약을 집어넣는 죄인과 같은 악서의 저자』들 속에 병들어가는 동심을 안타까워한다.
이 씨는 아동문학에 있어 문학성 예술성보다 아기들이 작품 속에서 선과 악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유도하며 생활의 정서와 슬기를 터득토록 이끌어 주는 호응성 내지 교육성을 강조했다。그는 앞으로 종교시로서의 동시를 엮어 나가겠다면서 그 첫 시도인「해야」가 수상 작품이 된 것을 크게 기뻐하고 있다。
해야!
먼 으뜸 할아버지 때부터 나날이 친하고 나날이 낯선 해야!
이렇게 시작되는 이 동시 속에 해는 바로 하느님을 가리키고 있다。
이 씨는 1925년 함북 회령에서 출생, 장계사범학교를 거쳐 1951년 동양 외국어전문학교 국문과를 졸업했다。부인 박복선(체칠리아) 여사와의사이에 3남을 두고 있으며 취미는 우표 수집, 3천5백여 종의 각국 우표를 모으고 있다。
◆해야-GOD
해야!
먼 으뜸 할아버지 때부터
나날이 친하고 나날이
낯선 해야、
사람 사는 곳마다
노래무늬
이야기숲을 이루어 온 해야
온 낮을
까까중、몽땅치마를
골고루 어루만지다가
한밤중
저마다의 가슴 길목에
외등을 밝히는
햇살ㅡ
낯선 꿈길에
쪽 깔린 부스럭별이
눈 설지 않은 것도
길잡이
너 있기 때문이다、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