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에 정박아와 신체장애자의 할머니로 살았던 영친왕비 이방자 여사(88ㆍ마리아)가 4월 30일 오전 9시35분 창덕궁내 낙선재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故 이방자 여사는 지난 83년 병환 중 대세를 받고 하느님의 자녀로 살아왔다.
일본의 왕족으로 태어나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와 정략결혼한 후 비운의 역사와 시련 속에 살아온 故 이방자 여사는 숱한 우여곡절 끈에 1963년 병중의 영친왕과 함께 대한민국인으로 환국했다. 이방자 여사는 고국에서 불쌍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던 영친왕의 뜻을 받들어 66년 신심장애자를 돕기 위한 사단법인 「자행회」를 설립했고 67년에는 영친왕의 아호를 딴 「명휘원」을 설립, 운영해왔다. 자행회 산하에는 정박아학교인 자혜학교, 명휘원 산하에는 지체부자유자를 위한 직업교육학교인 명혜학교가 있다.
특히 「명휘원」과 「명혜학교」는 85년 6월부터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에서 운영을 맡아오고 있는데 이는 명휘원과 명혜학교가 영속되기를 원하는 이방자여사의 뜻에 따른 것이다.
또 금년 1월초 이방자 여사는 병환 중에 명휘원의 운영뿐 아니라 재단까지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녀회에 일임했다.
한국에서 장애자의 기술교육과 예능지도에 선구자라 할 이방자 여사는 평소, 「하느님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한 가지씩 재주를 주셨다」고 믿으며 「장애가 심한 아이라도 한 가지 재주를 찾아내 길러주면 자활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故 이방자 여사의 장례식은 9일장으로 치뤄지며 경기도 미금시 금곡동 소재 홍규릉에 있는 영친왕 묘소에 합장된다.
70년 5월 1일 서거한 영친왕 이은공은 환국전 일본 동경에서 1961년 석종관 신부에게 세례를 받았다. 세례명은 「요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