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말이라곤 해본 적이 없는 농아들이 직접 소리를 내 대사를 하면서「혼의 소리」를 터뜨렸다.
지난 87년 1월 창단한 국내유일의 농아극단「청음」이 창단공연으로 발표한 연극「혼의 소리」(김흥우 작ㆍ정운 연출).
서울과 원주공연 호응에 힘입어 6월과 7월 전주와 청주에서 지방순회 공연으로 계속될「혼의 소리」는 농아자들이 이전까지 해왔던 무언극과는 달리 출연진들의 대사로 진행된다.
연극「혼의 소리」는「삼국유사」에 기록된 봉덕사신종「에밀레종」에 얽힌 설화를 근거로 구성한 작품이다.
미추홀이란 주인공의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려는 종소리에 대한 집요한 노력과 딸을 인주(人主ㆍ사람을 시주로 바침)로 잃어야만 하는 배나무 집 아낙의 아픔과 고뇌를 그린 연극.
「혼의 소리」는 제1부에서 여러 스님들과 동네사람들이 화관무ㆍ신랑각시춤ㆍ부채춤ㆍ오고무 등을 추면서 꾸며진 예불로 시작, 이어 제Ⅱ부 연극「혼의소리」가 계속된다.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이들에게 정서와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무용은 커다한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장애자들이 문화예술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는 상태여서 이번 연극은 장애자들에게 크나큰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다』고 말한 정운(청음 농아극단 대표)씨는 『올가을 장애자올림픽이 개최되면 이 연극을 꼭 공연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청음 농아극단」은 지난 87년 1월 시험을 거쳐 선발된 농아들로 창단됐는데 이번 연극을 위해 16개월간의 피나는 노력을 거쳤다.
이렇게 탄생한「청음극단」은 지난 87년 12월과 88년 3월 서울공연을 가진바 있으며 6월 11~12일 원주공연을 마치기도 했다.
또 6월 28~29일 전북예술회관 대극장에서 7월 2~3일 청주에서 공연할 예정이며 11월 초 미국순회공연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