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가 신자들에게 성체를 분배해줄때는『그리스도의 몸』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신자는『아멘』하고 응답하면서 성체를 받게된다.
성체를 분배하면서 주고받는 사제와 신지간의 말은 축성된 제병이 실지로『그리스도의 몸』임을 선언하고 그 선언에 동의(同意)한다는뜻으로『아멘』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요즈음 간혹 사제와 신자들간 주고받는 말 없이 영성체가 진행되고 있는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그저 나누어줄 뿐이고 얼른 받아 영(領)하면 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사제에 따라서는 성체를 한웅큼 쥐고 마치 어린아이들에게 사탕을 나누어주듯 성체를 분배하는 모습도 보인다.
과거 입으로만 성체를 영할때 속도를 빨리하기 위해 영성체 난간에 신자들을 꿇게하고 똑같은 크기로 입을 벌리게해 놓고 마치 축구골대에 볼을 골인시키듯 정확하고 민첩하게 성체를 던져넣는(?)사제도 있었다.
제의(祭衣)자락에 바람이 일어나고 질서정연한 가운데 빠른 속도로 성체가 입속으로 들어가는데 그 중 입을 작게 벌리거나 높이가 잘 안맞아 속도를 지연시킬때는 사정없이 꿀밤세례가 주어지기도 했다.
영성체를 입으로만 할때나 손과 입 양형으로 하고있는 지금에나 사제와 신자들간 주고받는『그리스도의 몸』과『아멘』의 변함이 없다.
축성된 제병이 성체임을 모르면서 영성체하는 신자는 없을 것이다. 다 알면서도 전통적으로 그말을 주고받아온 것은 결국 영성체하는 신자들의 자세를 다시한번 일깨워주려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스도의 몸이니 만큼 정중하게 모시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데도 혹시나 미사시간의 단축이나 혹은 다소 기계적인 연속동작의 탓으로 선언과 응답이 소홀히 된다면 피해는 신자쪽이 입기 마련이다. 혹시나『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잊어버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소중하고 귀한 보물을 정중하게 주고받을 때와 그렇지 못할 때와는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평범한 사실을 지적해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