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교리가 끝이 나고 84년 크리스마스 며칠 전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세례 받는 날 우리 세 식구는 성당에 가니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병원성당에 몇 번 가보았지 이렇게 큰 성당에 처음 와 본 나는 이 많은 사람이 하느님을 찾고 있었는데 나는 30여 년간 무엇을 하고 살았는가? 주님께 너무나 미안하고 죄송하였습니다. 신부님께서 물로 모든 죄를 씻어 주시니 이제는 주님의 자녀로 태어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하고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었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시어 당신의 자녀로 불러 주셨으니 주님 찬미 받으소서. 이제부터 주님을 위하여 주님과 함께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겠다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세례를 받고 밖으로 나오니 병원 수녀님 대부님 부부, 가게를 봐주신 자매님의 축하 인사와 선물, 꽃다발을 안겨 주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큰 축복을 받아보지 못하였는데 난생 처음 이런 축복을 받았으니 앞으로 보답을 하기 위하여 더욱 열심히 신앙인이 되겠다고 성모님께 기도 드렸습니다.
저는 요셉, 아내는 스텔라, 아기는 엠마누엘이라는 본명으로 주님의 자녀로 태어나고 주님의 한 가정으로 태어났습니다. 저의 대부님은 본당 수녀님께서 맺어 주셨는데 본당의 많은 일을 하시고 열심히 신앙으로 살아가시는 분입니다. 지금까지 저희 가정을 위하여 너무나 많은 기도와 방문으로 신앙을 꿋꿋이 다져 주시는 분입니다.
크리스마스 날 첫 영성체를 모셨는데 주님의 살과 피라고 생각하니 주님과 함께 있다는 기쁨, 이제까지 이 기쁨을 모르고 살았다니 너무나 주님께 죄송한 마음뿐이었습니다. 열심히 주님을 위하여 살아가겠다고 하였으나 잠시 뿐이었습니다. 집에서만 있으니 신앙심은 자꾸 나태해졌습니다. 몸이 이러니 주일날 미사도 가지 못하고 아내만 다녔는데 이렇게 누워만 있을 수 없어 아내에게 나도 미사를 가겠다고 하니 그렇게 하라는 것입니다. 막상 갈려고 하니 성당까지는 휠체어를 타고 가면 되는데 이층에 올라갈 수 없어 안 되겠다고 하니 아내는 가게 되면 올려 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주일날 휠체어에 어린 엠마누엘을 태워 중심미사에 가는데 갈 때는 내리막길이라 쉽게 갔습니다. 『주님, 이 죄인에게 휠체어를 타고 혼자 힘으로 이렇게 미사에 참여 할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주신데 대한 감사와 앞으로 힘이 다할 때까지 미사에 참례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십시요』라고 기도하였습니다. 미사를 마치면 내려 주시고 돌아올 때는 오르막길이라 힘이 들었지만 집에 오면 얼마나 기쁜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