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좋은 것으로 채워주시는 하느님
히브리어의 아홉 번째 알파벳은 테트다.
■ “좋다”의 발전 이 글자는 ‘좋다’, ‘선하다’, ‘기쁘다’, ‘아름답다’, ‘훌륭하다’, ‘회복하다’ 등을 뜻하는 고대 이집트어의 네페르(nfr)에서 기원했다. 네페르는 무척 긍정적인 의미를 지녔기에 ‘네페르티티’처럼 인명에도 자주 쓰인다. 이 글자의 가장 오래된 형태를 과거에는 ‘현악기’의 일종으로 보았으나, 요즘은 ‘식도와 심장’ 또는 ‘심장과 장기’로 본다. 이 글자는 왼쪽의 길쭉한 부분과 오른쪽의 둥근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오른쪽의 둥근 부분은 양(羊)의 심장이 지닌 특징을 모방했다. 네페르는 <그림1>처럼 누워있는 형태도 있지만 서 있는 모습으로 자주 나온다. 시나이 반도에서 출토되는 글자는 단순화되어 왼쪽의 길쭉한 십자가 모양과 오른쪽의 원만 남았는데, 간단히 3획으로 표현할 수 있다. 십자가를 긋고 오른쪽에 원을 그리다가, 점차 십자가나 ×자를 긋고 그 위에 그냥 원을 그린(또는 원을 그리고 십자가나 ×자를 긋는) 형태로 발전하여, 마치 둥근 방패 같기도 하고 바퀴 같기도 한 모습으로 고대 셈어 알파벳에 자리를 잡는다. 원 안에 점을 찍어 2획으로 표현한 형태도 보인다. 일부 학자는 이런 모양에 근거하여 이 글자가 ‘물레’ 또는 ‘(물레방아나 물레가 있던) 구역’을 표현한 것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 글자는 아람어 계통에서 더욱 단순화되어, 원을 그리다가 원 가운데로 크게 삐침을 표현하는 것으로 발전하였다. 이렇게 쓰면 필기구를 한 번도 떼지 않고 테트를 그릴 수 있다. 이 모양에서 히브리어의 테트가 나왔다. 한편 고대 그리스어 알파벳 테타(theta)는 원 안에 선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고대의 형태를 잘 보존했다. 테타라는 이름은 셈어 테트(ṭēt)에 어미 ‘-아’(-a)를 덧붙인 것이다.주원준 (한님성서연구소 수석연구원)rn독일에서 구약학과 고대 근동 언어를 공부한 평신도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