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결과 부정에 관하여
거룩하신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이스라엘 백성이 거룩해야 한다는 것은 레위기의 중요 주제이다. 따라서 레위기에는 거룩함에 반대되는 정결과 부정에 관한 문제가 광범위하게 다루어 진다.
이스라엘 백성이 계약의 하느님을 예배하는 제사에 참여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이 정결해야하는 것이었다. 부정함은 거룩하신 하느님과의 단절을 의미했으므로 정함 또는 부정함은 이스라엘의 삶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였다.
레위기에 기술된 부정에 대한 규정은
①음식의 부정(11장)
②산모의 부정(12정)
③문둥병으로 인한 부정과 그 정화의식(13~14장)
④신체의 유출로 인한 부정(15장)등으로 나눌 수 있다.
오늘날 우리는 레위기의 부정에 관한 규정들이 불필요한 규제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 부정에 관한 까다로운 규정들은 당시 이스라엘의 상황을 알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가 있는 문제이다.
이스라엘백성은 그들보다 문명이 뛰어난 주변 국가들의 매력적인 우상숭배와 다신교에로의 유혹과 끊임없이 싸워야했었다. 보고 만질 수 있는 우상에 대항하여 어떤 형태로든 만들 수 없는 절대자 유일신에 대한 신앙을 고수해 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에 이스라엘백성의 지도자들은 그들의 신앙을 위협하던 우상숭배와 관련이 되는 요소들은 무엇이건 부정한 것으로 간주 했다. 예를 들면 이교제사에 흔히 쓰이던 돼지고기 등을 부정식품으로 단정한 것이다.
신약시대에 와서는 레위기에 금하는 부정식품의 한계가 없어졌다. 그러나 순수한 신앙을 고수하려 했던 그 정신만큼은 그대로 지켜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육식뿐 아니라 영적인 양식에 있어서도 먹어야할 것과 먹지 말아야할 것을 판별하여 취사선택해야한다.
아무것이나 분별없이 다 보고 듣고 말해 버릴 때 우리는 레위기에서 경고한 부정한 상태로 떨어질 위험성이 크기 때문이다. 우리가 영성체하기전에 지키는 공심재의 의미와 정신도 이와 같은 레위기의 정신에서 그 근원을 찾을 수가 있다고 본다. 새 이스라엘인 신약의 백성에게 있어서도 정결의 주제는 등한시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하느님의 거룩한 백성으로서 부정을 피하고 부정을 벗도록 해야 하는 것은 구약의 백성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속죄의 날(16장)
「속죄의 날」은 이스라엘 백성이 함께 모여 죄를 고백하고 회개의 의식을 행함으로써 죄 로 인해 단절된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은총의 날이다. 이날은 온 백성이 노동을 일체 중단하고 단식을 하며 기도를 드린다.
이날 대사제는 일년중 단 한번 성전의 지성소에 들어가서 분향하며 피를 뿌림으로써 죄지은 백성과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중재의 역할을 한다.
속죄를 위한 희생제물은 숫송아지 한 마리와 염소 두마리와 숫양 두마리였다. 이 제물 중 염소 두마리는 제비를 뽑아서 한마리는 야훼께 희생 제물로 바치고 다른 한마리는 그 머리에 이스라엘자손의 모든 죄를 들씌워서 다시는 못 돌아올 광야로 쫓아 보냈다. 이와 같이 속죄제는 피를 바침과 이스라엘의 죄를 짊어지는 염소가 큰 상징으로 의미가 있다. 피는 생명과 죽음을 뜻한다. 제물의 피는 그 제물을 바치는 사람을 위한 대 속물로서 그 자신의 죄값을 치루기 위해 생명을 바쳤다는 상징이다. 이 레위기의 피 흘림은 예수그리스도의 죽음을 예표 한다. 무리의 죄를 속량하기위한 피 흐름의 제사와 우리 죄를 대신 짊어지고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속죄제사와 속죄염소의 의미가 밝혀졌다. 참 대사제인 예수께서는 온 백성의 죄를 둘러쓰고、자신의 피와 생명을 바쳐 단 한번 하늘의 지성소에 드시어 속죄하심으로써 우리를 죄에서 속량하셨다.
이스라엘의 가장 큰 축제일중 하나인 속죄의 날은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속죄해야할 필요성을 깨우쳐 준다. 그리고 예수께서 속죄 제물로 십자가에 처형되셨음을 상기시켜준다.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의 죽음은 우리의 죄 때문에 희생한 피의 제사요、의로우신 분이 불의한자를 위해 치룬 희생이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 흘리심과 속죄의 죽음으로 인하여 죄를 용서받았고、예수께 대한 믿음으로 구원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