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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불멸의 성인들] 64. 성 니콜라오 Ⅱ

고종희(한양여대 교수http://blog.naver.com/bella4040)
입력일 2011-03-01 수정일 2011-03-01 발행일 2011-03-06 제 2736호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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굶주린 백성위해 ‘밀의 기적’일으키다
신의 계시로 가장 일찍 온 니콜라오가 주교서품
15세기 화가 베아토 안젤리코 ‘밀의 기적’그려
산타클로스, 성인의 덴마크 이름서 유래했다고
베아토 안젤리코, 밀의 기적, 1437, 패널 위에 템페라, 34x60㎝, 로마, 바티칸 미술관
미라의 주교가 서거하자 사람들은 교회에 모여서 다음 후계자를 선택해 달라고 기도를 올렸다. 그 중에는 인근의 가장 권위 있는 주교도 와서 기도를 올렸는데 밤에 신의 계시가 있었다. 다음날 새벽 교회 문에 가장 먼저 발을 들이게 될 사람이 니콜라오라는 사람인데 그를 주교로 축성하라는 것이었다. 다음날 새벽 니콜라오는 아무것도 모른 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교회에 기도를 드리기 위해 갔으며, 가장 먼저 교회에 들어온 자가 되어 미라의 주교가 되었다고 한다. 그는 박해시절 체포되어 옥살이를 하기도 했으나 신앙의 자유를 인정한 콘스탄티노 대제 재임 시에 개최되었던 니케아 공의회(325년)에 참석했다는 기록이 있다.

밀의 기적

니콜라오 성인은 많은 기적을 일으킨 것으로 유명한데 그 중에서 밀의 기적이 있다. 기근이 한창이던 어느 해에 니콜라오 주교의 관할 교구에도 기근이 찾아와 아무것도 먹을 것이 없게 되었다. 그때 밀을 가득 실은 배가 항구에 도착한 것을 알고 니콜라오는 달려가서 굶주리는 백성들을 위해 100 모치의 밀을 달라고 선원들에게 부탁했다. 선원들은 그 밀은 정확하게 무게를 단 것으로서 황제에게 바쳐야 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줄 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성인은 “내가 시키는 대로 하거라. 하느님의 이름으로 약속하건데 너희들은 세관에서 밀의 무게가 줄어 걸리는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원들은 니콜라오가 시키는 대로 했고, 그가 말한 대로 한 톨의 밀도 축나지 않은 채 황제에게 바칠 수 있었으며, 기적을 행한 니콜라오 성인을 찬양했다.

15세기 피렌체의 화가 베아토 안젤리코가 그린 이 그림의 왼쪽에는 니콜라오 성인이 선원들에게 밀을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고 오른쪽에는 배에서 내린 밀을 자루에 담는 모습이, 가장 왼쪽에는 자루에 담은 밀을 도시 성곽 안으로 나르는 모습이 보인다. 자루 가득 밀을 넣는 모습이 한편의 풍속화를 연상시킨다. 공중에 있는 둥근 광채 속 이미지는 니콜라오 성인이 백성들에게 덜어준 밀을 원상태로 만드는 기적을 행하고 있는 모습이며, 배 안에서 이를 목격한 사람들이 기적을 행한 성인을 찬양하고 있다.

산타클로스의 유래

성 니콜라오가 산타클로스로 변모한 데에는 다양한 설이 있다.

기근이 든 어느 해에 한 맘씨 나쁜 여관집 주인이 죄 없는 아이 셋을 죽인 후 손님들에게 먹을거리로 팔기 위해 아이들을 소금에 절이는 사단이 발생했다. 이 일은 12월 24일 일어났는데 니콜라오가 이 사실을 알고는 죽은 세 아이를 부활시켰다. 이 일화로 인해 니콜라오 성인은 서유럽에서 어린이들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지게 되었으며, 이후 크리스마스 때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는 산타클로스로 발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성 니콜라오를 산타클로스의 전신으로 여기게 된 데에는 Santa Claus가 성 니콜라오의 덴마크식 이름 Sint Niklaaus에서 비롯되었다는 설이 있다. 미국으로 이민한 네덜란드, 덴마크 지역의 사람들이 성 니콜라오 축일 때 선물을 교환하면서 크리스마스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성인의 축일인 12월 6일이 되면 주교복으로 분장한 성 니콜라오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면서 붉은색 주교복이 산타클로스 옷으로 발전되었다는 또 다른 설이 있다.

고종희(한양여대 교수http://blog.naver.com/bella40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