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영성체 관해 알아둘것

도현주기자
입력일 2000-09-24 09:33:00 수정일 2000-09-24 09:33:00 발행일 2000-09-24 제 2218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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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는 '실체변화' 믿음이 중요 
성혈 모시지 않아도 완전한 영성체
대죄 상태에서는 모실 수 없어
죄 알면서도 영하면 성체모독
성체분배자 초대교회서 유래
가끔 성체성사에 관한 잘못된 지식으로 자신도 모르게 죄를 짓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영성체에 관해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것들을 짚어본다. 성체성사는 사제가 미사 중에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빵과 포도주를 축성,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실체 변화시켜 신자들이 그것을 배령함으로써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가져오게 하는 성사다. 「실체 변화」란 사제가 미사 중에 최후의 만찬을 그대로 되풀이하면서 예수의 신적 힘으로 빵과 포도주를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 시키는 것. 신자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실체변화된 성체와 성혈에는 예수 그리스도가 실제로 현존하므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임을 받아들 이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영성체 예식 중 성체와 성혈을 함께 받아 모시는 것을 양형영성체라 하는데 우리는 대개 미사 중 성체만을 영하게 된다. 과거에는 사제 뿐 아니라 교우들 또한 성혈을 함께 영했으나 성혈을 흘리거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사목상의 어려움으로 성혈성찬이 사라지게 됐다. 그러나 부활하신 그리스도는 빵의 외형 속과 포도주의 외형 속에 전체로 현존하기 때문에 단형이나 양형 모두 성체 안에 계신 그리스도 전체를 받아 모시는 완전한 영성체가 된다. 교회가 허락한 양형 영성체의 경우는 세례, 견진, 혼인, 신품성사와 수도자 서원미사 때 그 해당자들, 선교사 파견미사, 피정, 각종 회합 때, 혼인의 경축미사, 수도서원의 경축미사와 그 해당자들, 병자의 집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 참석한 신자들 등이 있다.

성체성사생활이 영원한 생명을 주는 이유는 성체를 영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올바른 생활을 하는 자만이 성체를 타당하게 영할 수 있기 때문. 그러므로 성체를 영하기에 앞서 자신의 생활을 돌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신자들은 대죄를 지었을 경우 성체를 영할 수가 없는데, 대죄란 십계명과 교회가 정한 지켜야 할 가르침을 완전한 자유의지에 의해 어긴 행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모든 주일과 예수부활 대축일, 성모 승천 대축일 등 의무 대축일을 어겼을 때, 정한 날에 금육과 금식을 어겼을 때, 교회의 유지비를 부담할 의무, 1년에 적어도 한번 영성체를 할 의무와 고해성사를 보는 의무, 혼인법을 지킬 의무 등을 어겼을 때다. 그러나 사제들은 이러한 모든 죄의 경우 자신의 양심에 비춰봤을 때 합리적인 이유가 있거나 불가항력적인 이유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어겼을 때는 성체를 영한 후 다음 고해성사 시 죄를 고백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공심재도 마찬가지로 지키지 않았을 경우 성체를 영할 수 없지만 마음으로 재를 지키면서 영성체를 하는 것은 가능하다.

영성체를 할 수 없음에도 성체를 영하는 경우도 죄가 되는데 이것을 모령성체라 한다. 모령성체란 성체성사를 모령하여 받음으로써 성립되는 중죄. 이는 한국 교회 초창기부터 사용돼 온 옛말 「모령(冒領)하다」에서 비롯된 말로 파문당한 자, 성체성사를 정지당한 자, 중죄 중에 있는 자가 스스로 중죄에 있음을 의식하면서 성체를 영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성체에 대한 모독이 되므로 고해성사를 봐야한다. 미사 중 영성체 분배 시간이 되면 가끔 줄의 길이가 다른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사제에게만 성체를 받아 모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기 때문. 초대교회 때부터 미사에 참례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평신도나 수도자들을 선택해 성체를 모시고 가도록 했던 것에서 유래된 평신도 성체분배는 본당신부의 추천을 받은 45세 이상의 견진 성사를 받은 남자신자들로 교구에서 1년에 한번 실시하는 성체분배자 교육을 수료한 봉사자들에 의해 행해진다. 이는 성체를 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사제가 분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도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