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 묵주기도 옳게 바치자

입력일 2020-03-17 11:37:59 수정일 2020-03-17 11:37:59 발행일 1986-10-12 제 1526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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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전교의 달이며 로사리오 성월이다. 전교의 달은 한국주교회의가 지난 70년도에 제정한 한국교회 고유의 달이지만 로사리오 성월은 19세기 말엽에 제정된 세계교회의 성월이다.

로사리오성월은 로사리오를 바치며 거룩하게 지내는 달로서 교황 레오 13세(1878~1903년 재위)가 10월을 로사리오 성월로 정하고 성모 호칭기도에「지극히 거룩한 로사리오의 모후」라는 호칭을 추가하여 로사리오에 의한 신심을 장려한데서 비롯된다.

박해시대 한국순교자들의 유물에서 많은 묵주가 발견되고 있는 것을 보아도 한국교회가 초창기부터 묵주의 기도를 통한 신심에 얼마나 열성적이었나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묵주의 기도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고 어디에서나 바칠 수 있으며 성모마리아가 한국교회의 수호자라는 점에서 한국 신자들은 묵주의 기도를 유난히 사랑해왔다.

성모께 대한 특별한 사랑과 묵주의 기도에 대한 열성은 미사 중에도 묵주의 기도를 드리는 신자가 드물지 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으며 이러한 현상은 개신교가 천주교를 마리아를 믿는 「마리아교」라고 흑색 선전하는 요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제2차「바티칸」공의회 이후 구세사에 있어서의 성모의 역할과 성모공경심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병행되면서 잘못인식 돼온 성모공경이 제자리를 잡아나가고 있으나, 지나친 성모공경은 자칫「마리아교」라는 오인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충분한 교육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교회가 전통적으로 묵주의 기도를 중시하고 있는 것은 묵주의 기도가 담고 있는 인류구원의 역사를 생생히 체험토록 할 뿐 아니라 신자 개개인이 그 역사를 살리도록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묵주의기도 중 염경 기도 후 각 단마다 하고 있는 묵상기도의 내용은 곧 구원의 역사이며 「환희의 신비」「고통의 신비」「영광의 신비」로 구분돼 있다.

그런데 묵주의 기도 중 이 묵상기도가 너무 짧은데다 공동으로 기도를 바칠 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도 없을 정도로 재빨리 하고 있어 시정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교회에서는 언제부터인가「성가는 빨리, 기도는 천천히」라는 용어가 자주 사용되고 있다. 속사포처럼 쏘아대는 기도문에서 어찌 구원의 역사를 제대로 묵상할 수 있겠는가?

묵주의 기도는 성모께서 좋아하시는 기도로, 루르드(1858년)와 파티마 (1917년)발현 때 특별히 이 기도를 신자각자의 회개와 세상의 회개, 그리고 러시아를 비롯한 공산주의자들의 회개를 위해 바치도록 당부한바 있어 묵주의 기도는 북한선교를 염원하는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