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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규 신부의 환경칼럼 - 자연을 살리자] 5 쓰레기와의 전쟁

정홍규 신부ㆍ대구 상인본당주임
입력일 2019-05-23 15:34:19 수정일 2019-05-23 15:34:19 발행일 1991-08-11 제 1766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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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Nimby)현상으로 일컬어지는 지역이기주의가 최근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남에 따라 쓰레기매립장 설치는 벽에 부딪치고 있다. 하기야 남의 똥을 자기동네에 묻는 것을 누가 좋아하겠는가? 쓰레기는 이른바 「풍요롭고 편리함」과 함께 늘어가는데 쓰레기 처리를 위한 매립지를 구할수가 없다. 산업폐기물과 핵쓰레기는 더욱 큰 문제이다.쓰레기와의 전쟁을 선포해야 할 것이다. 뒤가 막히면 앞도 위태롭다.

이제 쓰레기의 문제는 인간의 문제이고 현대문명의 문제이다. 지구촌의 문제이다. 각 개인의 생활양식의 문제이기도 하다. 먹고, 싸도, 들어가고, 나오고, 입력과 출력을 동시에 생각해야 하는데, 나오는 것은 고려하지 않고 마구 먹고, 닥치는 대로 처먹으니까 쓰레기에 묻히는 현대문명이 아닌가! 석탄ㆍ석유ㆍ나무ㆍ물ㆍ땅 등 지구가 가지고 있는 자원량보다 더 큰 식욕, 즉 소모량이 문제이다. 현대인은 입 큰 개구리인가? 많이 먹으면 많이 싼다. 독점도 마찬가지이다. 혼자서 걸게 처먹으려는 자들, 독점자들과 특히 문명사적으로 보아서 거대한 제국들, 제3세계의 밥을 빼앗아서 혼자서 처먹었던 그러한 대제국들, 그 결과로 오늘날 동구나 서구의 온갖 형태의 모순들이 나타난다. 소위 「살 맛」이 안난다. 「삶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적게 싸고 밥상에 둘러앉아 나누어 먹으면 살 맛이 난다.

지금 우리 국민이 하루에 싸는 쓰레기양은 세계 최고인데, 일인당 2.2㎏이다. 미국이나 일본은 1㎏수준이다. 잘 사는 나라일수록 쓰레기가 많이 발생할 것 같은데, 우리나라는 정반대이다. 역시 가진 사람들이 문제이다. 없는 사람들은 쓰레기도 적지 않은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없는가? 『조금도 버리지 말고 남은 조각을 다모아 들여라』(요한 6,12)의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다. 소위 재활용이다. 미리 싸이클링시킨다. 재생시킨다. 예를 들어 주부들이 상품을 선택할때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물질, 또는 쓰레기가 발생하더라도 재생이 가능한 상품을 사는 것이다. 문제는 기업이나 정부다. 그리고 집에서 모든 물질을 되살려 쓰려고 하는 노력과 아예 쓰레기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생활양식도 중요하다.

근본적인 해결은 쓰레기 문제가 자연 생태계의 순환에 의거하지 않는 공업적 문명의 산물이기 때문에 공업적 풍요로 단념하면서 자연계의 여러생물들과 공생하면서 살아가는 생활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크게 잃어버리고 그게 얻자!

정홍규 신부ㆍ대구 상인본당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