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위원장=박석희 주교)는 8월 8일 부산교구청에서「전국총회」를 갖고 사상 최악의 참상을 겪고 있는 르완다 난민을 돕기 위한 특별모금운동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에 가톨릭신문은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와 함께「르완다난민돕기 특별모금」을 전 교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전개,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참혹한 실정의 르완다 난민들에게 보다 많은 사랑의 손길이 뻗어갈 수 있도록 힘쓸 예정이다. 지금까지 외신을 통해 들어온 르완다 난민의 실정과 르완다 사태의 원인 등을 종합해 살펴보면서 독자들의 따뜻한 사랑과 나눔의 손길을 기대해 본다.
소수 지배세력인 투치족과 다수인 후투족 간의 종족분쟁으로 사상 최악의 참상을 빚고 있는 르완다는 아프리카 대륙 중동부에 위치한 나라로 연평균 소득이 미화 3백20달러 밖에 되지 않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다.
인구가 약 7백20만 명으로 면적은 우리나라의 1/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 르완다가 지난 5월 이후 전 세계의 관심과 주목을 끌고 있다.
사상 최악의 참극으로까지 불려지고 있는 내전으로 최소한 50만 명 이상(1백만 명이라는 추산도 있음)이 대량 학살되고 2백만 명 이상이 탄자니아 자이르 우간다 등 이웃나라로 탈출했지만 역시 기아와 질병으로 하루 수천 명씩 죽어가는 실정이다.
특히 이전에 발생했던 몇 번의 내전 속에서 대량학살을 막아왔던 가톨릭교회조차 이번 내전으로 3명의 주교를 비롯 70여 명의 성직ㆍ수도자가 살해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르완다 사태와 관련, 주일미사 강론을 통해『르완다 내전 책임자들에게 더 이상의 살상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국제사회 지도자들에게『르완다의 평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조치들을 강구해 줄 것』을 거듭 호소했으며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로저 에체가라이 추기경을 르완다에 급파하기도 했다.
현재의 르완다 지역은 옛부터 피그미족에 속하는 투아족과 후투족이 살던 지역이었으나 15세기경 현재의 에디오피아에 살던 투치족이 르완다지역을 점차 점령, 이 지역의 소수 지배세력으로 부상하게 됐다.
세계 1차대전 이전에는 독일, 이후에는 벨기에의 식민지였던 르완다는 1959년 농장 노동자들이 후투해방운동당을 조직, 투치족 통치에 반란을 일으키자 벨기에가 이 지역을 포기하게 되면서 독립을 맞게 됐다.
1961년 유엔 감시하에 후투해방운동당이 승리함으로써 독립공화국을 선포한 르완다는 지금까지 후투족과 투치족 간의 정권 다툼 및 반란, 이로 인한 두 부족 간의 갈등으로 지금까지 끝없는 싸움을 계속해왔다.
특히 이번 내전을 더욱 촉발시킨 것은 르완다와 부룬디의 대통령이 탄 비행기가 피격을 당하면서 시작돼 내전 발발 이후 후투족 출신의 군인들이 무고한 투치족 민간인들과 신부, 수도자들을 무자비하게 살해했다.
내전 이후 한 달 사이 7백만 인구 중 50만 명이 학살 당했고 대학살과 내전을 피해 2백만 명이 국경을 탈출했다. 르완다 국내에도 약 2백만 명의 난민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에는 투치족 애국전선이 르완다의 새 집권세력으로 부상하자 학살을 자행했던 후투족은 보복을 피해 탈출하고 학살을 당했던 투치족은 속속 본국으로 귀향하고 있다는 소식이기도 하다.
이런 참상에도 불구하고 미국 등 세계 각국은 지난 소말리아 사태에서의 곤혹스런 경험으로 선뜻 평화유지군 파견을 결정치 않고 있다가 최근 원조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현재 몇몇 구호기관이 활동하고 있는 르완다에 가톨릭교회 차원에서는 유일하게 미국 가톨릭 구제회(CRS)가 르완다 현지에서 구호사업을 시작했고 탄자니아, 부룬디, 우간다에서도 르완다 난민 긴급 구호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인구의 20%가 가톨릭 신자인 르완다에서의 가톨릭교회의 구호활동은 본당 및 르완다 까리따스 등의 기존 조직을 활용함으로써 가장 어렵고 시급한 난민들에게 먼저 달려가고 있다.
이번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와 본보가 함께 모금한 성금은 국제 까리따스를 통해 전달되며 식수 공급, 구호식량 및 콜레라 및 이질 등 질병의 예방 등에 쓰여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