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살에 군대를 지원했다. 그때 체중이 48㎏이었다. 그후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항상 48~49㎏의 체중을 유지해 왔다. 친구들이 항상『똑같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참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항상 50㎏이 안되던 체중이 50~51.5㎏으로 늘어났다. 더욱이 그것은 첫 헌혈을 하고난 후부터이다. 이제는 계속 50~51.5㎏이 유지된다.
1989년 서울 제 44차 세계 성체대회를 맞이하여 한마음 한몸운동이 벌어지고 헌혈운동이 시작되었을때였다. 우리성당의 마당에까지 헌혈차가 가끔 들어왔고 그때마다 수십명의 교우들이 줄을 서서 헌혈을 했다.
그러나 내가 헌혈을 하려고 하면 항상 체중이 모자라서 안되었다. 우리본당에서 뿐 아니라 한번은 가까운 대동본당에서 학교운동장을 빌려서 헌혈잔치를 할때도 그랬고 대전역에 나와 있는 헌혈차에서나 지하도 헌혈의 집에서도 여러차례 체중미달로 낙제되었다.
그런데 하루는 부산에 가려고 대전역 매표소를 향할 때이다. 역광장에 있는 헌혈차 마이크에서 내 혈액형의 피가 급하다고 했다. 나는 차속으로 들어갔다.
간호사가『체중이 어떻게 되시지요?』하고 물었다. 나는『52㎏이요』하고 거짓말을 했다. 간호사는 나를 쳐다보더니『좀 약해 보이나 뜻을 가지고 합시다』하고 말하며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었다. 체중기에 올라서라고 하지도 않고 그냥 채혈을 해주는 것이었다.
그후 두어달이 지나 또 헌혈을 하는 날이었다. 나는 간호사에게『참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라고 말했다. 『무슨일입니까』하고 물었다. 군대에 입대할때부터 30여년간 항상 48㎏정도이던 체중이 50㎏을 넘어섰으니 참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 된다고 했다.
그후 몇차례 헌혈을 또 했다. 이제 1년이 넘었고 2~3개월마다 장기적으로 헌혈을 한다. 나는 곰곰이 생각할 때가 있다. 「어째서 체중이 늘었을까?」「이것은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신 선물이 아닐까?」나는 이일이 기분이 매우 좋다. 그리고 하느님과 그 간호사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