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이이와 처음으로 아버지를 뵈었습니다. 병환으로 안색이 안좋은 아버지가 그래도 사위를 보고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제발 한국 정부가 이제는 아버지를 풀어줘,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내주길 바랍니다』
지난 81년 4월25일 간첩행위로 구속 현재 전주 교도소에 15년째 수감중인 재일교포 손유형(66세)씨의 딸인 손정애(孫貞愛ㆍ32세)씨와 사위 정우철(鄭寓哲ㆍ35세)씨가 결혼 후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지난 7월14일부터 16일 한국을 방문했다.
손유형씨를 비롯 국내 교도소에 수감중인 이헌치, 김태홍, 이장형, 강희철, 서경윤씨 등의 후원회 회원들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손씨 부부는 이들 가족들의 공동명의로 되어 있는「탄원서」와 일본 국회의원들의 서명이 담긴 「호소문」을 천주교 인권위원회와 정부 종합청사민원실에 각각 접수시켰다.
천주교 인권위는 이들에게 건네 받은 탄원서와 호소문을 7월19일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전달했다.
아버지가 구속 수감될 당시 고등학교 1학년(16세)였던 손정애씨는 『아버지의 모습이 겉으로는 건강해 보이나 약물복용 등 치료를 불허하기 때문에 만약 쓰러지기라도 하면 위험할 것 같다』며 『아버지가 구속된 후 단 한번도 면회를 못한 어머니와 오빠의 심정은 저보다 더할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부인과 아들은 현재 정부로부터 수배상태를 해제받지 않아 면회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
손씨의 남편 정우철씨 역시 『결혼을 하면서 장인어른의 생각을 많이 했다』며 『김영삼 대통령이 이번 광복절에는 꼭 장인어른을 가족들에게 돌려보내 주었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천주교 인권위원회가 청와대에 전달한 일본국회의원들의 호소문은 일본의 중의원 및 참의원 초당파 의원 1백30명이 서명을 했다.
이 호소문에는 『일본에 있어서는 종전 기념일이 되며, 한국에 있어서는 해방 기념일이 되는 올 8월15일에 한국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또는 간첩죄의 혐의로 구속되어 있는 6명의 재일한국인 정치범에 대해 인도적인 조치를 요청한다』고 되어 있다.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