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토마스 의사의 옥중유묵(獄中遺墨) 한 수가 최근 새로이 발견됐다. 1910년 3월 26일 안 의사가 순국하기 3일 전인 24일경 여순 감옥에서 작성, 일본인 간수에게 준 것으로 알려진 이 유묵은 한시의 육언절구 형식을 지키면서 조국의 금수강산을 감동적으로 노래한 내용이다.
안중근 의사의 새 옥중유묵은 고미술 연구가 송성희, 「단원」 대표)씨가 최근 재일교포 조선통신사 연구가 신기수씨로부터 입수, 11월 26일 공개했다.
안중근 의사가 쓴 유묵의 내용은 『山不高而秀麗 地不廣而平坦 水不深而登淸 林不大而茂盛』 으로 풀이하면 『산은 높지 않으나 수려하고 땅은 넓지 않으나 평탄하다. 물은 깊지 않으나 맑고 숲은 크지 않으나 무성하구나』이다.
하지만 안중근 의사의 이 유묵은 그의 창작시가 아니라 「삼국지연의」의 「유비현덕 삼고초려장」에 나오는 글귀로 원본의 「수아」(秀雅ㆍ를 「수려」(秀麗)로 고쳐 적은 것으로 밝혀졌다.
가로 34ㆍ5cm, 세로 1m36cm 종이에 두 줄로 쓴 이 유묵을 감정한 서예가 여초(如初) 김응현씨는 『글씨체로 보다 왼손 약지 한마디가 잘린 수인으로 보나 안 의사의 글씨가 틀림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교회사연구소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가 남긴 붓글씨는 약 2백여 점이 넘는 것으로 전한다』면서 『안 의사가 이 유묵에 담은 유지가 무엇이며, 일본인 간수 누구에게 이 유묵을 선사했는지 앞으로 연구해야 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또한 『아직도 일본을 비롯한 해외 각지에 안 의사의 중요한 작품들이 흩어져 있는 형편』 이라면서 『이번 새 유묵 발견을 계기로 안 의사의 작품 소재를 파악하는 움직임들이 활성화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