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새영화] 장애아 인권 유린하는 끔찍한 진실 ‘도가니’

이지연 기자
입력일 2011-09-21 09:39:00 수정일 2011-09-21 09:39:00 발행일 2011-09-25 제 2763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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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부당한 현실에 맞선 뜨거운 울림
“우리가 싸우는 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이 우리를 바꾸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예요.”(‘도가니’ 서유진 대사 중에서)

소설가 공지영(마리아)씨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 ‘도가니’가 관객들에게 뜨거운 울림과 함께 ‘질문’을 던진다. 영화를 보는 당신은 모든 이득을 포기하고 불편과 부당, 더 나아가 생업을 던져버린 채 피해자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지 묻는다.

영화는 광주 인화학교에서 실제 벌어졌던 사건을 소재로 한다. 극중 강인호(공유 분)는 아내의 죽음 이후 자신의 아픈 딸을 돌보고 있는 어머니를 위해 무진에 위치한 한 장애학교 미술교사로 일하게 된다. 하지만 청각장애아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다.

그가 접한 진실은 한마디로 처참하다. 10대 소년과 소녀들이 교장과 행정실장, 선생님의 성적 노리개가 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돈과 권력을 가진 이들이 갖은 술수를 쓰는 등 영화 곳곳에는 분노를 일으키게 하는 요소들이 가득 차 있다.

동명소설이 큰 관심을 끌었던 만큼 영화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배우 공유의 연기 변신. 공유는 ‘도가니’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청춘스타에서 다양한 표정과 눈빛으로 극중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 넣었다.

더불어 정유미와 아역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도 ‘도가니’를 더욱 빛나게 한 부분. 정유미가 맡은 무진 인권센터 간사 서유진 역은 고통을 겪는 아이들을 위해 동분서주하며 가장 적극적으로 사건 해결에 나서는 인물이다. 정유미는 열정적이고 진실된 캐릭터를 연기하며 그 속에 완벽하게 빠져 들었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