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통해 더 큰 기쁨얻어”
소년의 집·복지단체 등 손길 닿는데로 적극 후원
지난 2월 1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에 위치한 의정부교구 이주노동자 상담소 ‘평화바람’(담당 민형기 신부) 가족들은 한 사람의 방문을 앞두고 설레는 가슴을 누르고 있었다. 이들을 설레게 했던 이는 다름 아닌 에버그린농원 문미순(산티아.57.서울 논현동본당) 대표. 지난 1월 새롭게 상담소 문을 연 후 후원자를 찾지 못하던 차에 문대표가 자발적으로 후원자로 나선 것이다.
“특별한 계기요? 그저 봉사와 나눔을 통해 얻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라고 할까요.” 13년 전 두 아들을 유학 보낸 후 본격적인 나눔의 길로 들어선 문대표는 그간 ‘소년의집’을 비롯해 교정사목, 사회복지단체, 이주노동자시설, 성소후원회, 군종후원회, 수도회 피정센터 건립, 예술공연단 후원 등 그야말로 손길 닿는 대로 도와왔다.
누군가를 도울 수 있는 매력에 빠져 지난 2003년부터는 본업인 의류디자인을 접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땅까지 농원으로 일궈 직접 대표까지 맡고 나섰다. 좀 더 나눌 수 있는 길을 찾다 택한 전업이었다.
“농사라곤 근처에도 안 가본 제가 농사일을 하겠다고 나선 자체가 스스로도 우스운 일이었죠.” 한 주에 2, 3일을 농원에서 지내며 손수 밭고랑을 만들고 씨를 뿌리는 등 정성을 쏟았다. 그런 그의 마음이 하늘에 닿았기 때문일까, 주위의 염려에도 불구하고 그가 손대는 작물마다 좋은 결과를 빚어냈다. 그 결실은 고스란히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이어졌다. 그를 따라 하루 이틀 함께 농원을 오가던 이들 가운데서 자연스레 신자들도 늘어났다.
“나눔이란 자신을 되찾음으로써 꼭 필요한 존재라는 의식을 깨우쳐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맛을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