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가 시작되자 입당성가 대신 영화음악 「미션」의 유명한 주제곡 「가브리엘의 오보에」가 흐르는 가운데 잠비아 출신 프리스카 수녀가 아프리카 대륙을 상징하는 초록색 천을 두른 채 입당 행렬의 선두에 모습을 보였다. 계속해서 독서를 맡은 유럽인 마리안나 수녀 필리핀 평신도 선교사 티나씨가 흰색과 노란천을 높이 든 채 입장했고 그 뒤를 이어 미사를 집전할 유럽 아메리카 아프리카 아시아 출신 사제들은 성경을 들고 제대 앞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전 세계와 온 인류가 하느님 말씀과 선교의 소명아래 하나되는 모습이었다.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선교전문위원회(위원장=오기백 신부) 주최로 10월 19일 서울 돈암동 성당에서 개최된 「해외 선교사들과 함께…」행사는 땅끝까지 하느님 말씀을 전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한국 땅을 찾아온 외국 선교사들과 한국인 해외선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자들과 함께 보편선교의 의미를 함께 되새기는, 말 그대로 「선교사들의 잔치날」이었다.
전교주일 본연의 의미를 알리면서 다문화적 선교에 대한 관심을 북돋우기 위해 선교회 수도회들이 처음으로 함께 행사를 열었다는 의의도 컸던 이날 행사는 또한 「선교」라는 이름 아래 국적?수도회의 벽을 초월, 사제 수도자 평신도 선교사들이 한마음으로 모아진 기회였다.
오후 3시부터 각 대륙 선교사들과의 만남이 이루어진 「나눔 시간」과 파견미사로 진행된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은 아프리카 기니아에서 온 피터 조지 신부(꼰솔라따회), 에쿠아도르에서 선교활동 중인 한국인 최유경(리나)씨, 파푸아뉴기니 선교 체험을 들려준 양금주 신부(한국외방선교회)를 만날 수 있었고 필리핀 등 각국 선교사들이 발표한 전통 춤과 노래로, 각 나라 풍물 전시를 통해 세계 교회와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특히 미사전례의 여러 부분에서는 각국 교회의 특별한 전례 의식이 함께 소개됐고 신자들의 기도는 영어 인도어 남미어 잠비아어 한국어로 봉헌됐다. 또한 평화의 인사 때는 입장할 때 받았던 오대륙 상징 리본들을 서로 나누며 자국어로 『평화를 빕니다』하며 인사를 나눴다.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하는 아프리카 선교사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함께 기도하면서 한국도 한국에 와 있는 선교사들 숫자 만큼이라도 다른 나라에 복음을 전하러 가야할 것 같습니다』
ㄱ 선교회의 후원 회원이라는 김안젤라(부천 역곡본당)씨는 『파푸아뉴기니, 남미에서 선교하는 한국 선교사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며 『그동안 해외 선교에 대해 너무 모르고 지내온 것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스페인 출신으로 한국 생활 10년을 넘긴 박호 신부(꼰솔라따수도회)는 『보편적 교회 모습을 보게돼 선교사 입장에서 격려와 힘을 받은 너무도 기쁘고 아름다운 날이었다』고 전하고 『한국교회 신자들이 선교사들의 경험을 통해 보다 적극적인 선교의식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행사를 준비한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선교전문위원회 위원장 오기백 신부(성골롬반외방선교회)는 『보편선교의 의미를 알리는데 주안점을 두었다』면서 『오늘 자리가 선교사들에게는 선교소명을 되새기고 해외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의미로 커져가기를 바라며 한국교회가 보다 적극적인 선교 역량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신자들의 기도가 모아지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