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에 대한 신성모독으로 가톨릭을 비롯한 개신교각교파의 거센 항의 속에 지난 8월 12일 뉴욕 등 전국 9개 도시에서 일제히 개봉된「그리스도 최후의 유혹」. 이에 대한 미국 교회 및 유럽교회의 입장을 美시사주간지 「타임」지를 비롯, 최근 들어온 외신을 종합 정리해본다. (편집자註)
미국 곳곳에서 시위와 보이크트, 영화상영 취소 및 소각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뉴욕 대교구장 오크너 추기경은 논평을 통해『「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은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 『그러나 크리스찬 공동체는 근2천년에 걸쳐 도전을 받아왔기에 이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못 된다』고 밝혔다.
오코너 추기경은 이 영화 관람을 금지하고 있는 다른 교구장과는 달리『마치 상식을 갖춘 사람이라면 하수도 물에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 것처럼 이 영화를 볼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나로서는 이 영화를 보이코트 하도록 요구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오코너 추기경은 『이 영화에 대한 공개적인 항의에는 오히려 실망했다』고 밝히면서 『그러나 「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은 마리아에 대한 묘사 및 그리스도를 성적인 유혹과 죄악에다 맞추려고 묘사하는 등 두 가지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오코너 추기경은『이영화속의 그리스도는 성경이나 역사상의 그리스도가 아니고 이 영화의 원저자인 니코스 카잔차키스 개인이 그린 환상의 그리스도』라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 가톨릭 홍보국은 이 영화를「도덕적으로 결함이 있는 영화」로 분류, 홍보국 헨리 헉스 국장도『이 영화는 영적인면에서 그리스도를 묘사하는데 중대한 결함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브룩클린 교구의 프란시스 무가베로 주교는 『이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이 영화 상영을 계기로 교구민들에게 그리스도의 참모습을 새로이 보여줄 대책을 세워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웨스트민스트대교구의 조지 바실 흄 추기경은 8월 26일 성명을 통해「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 영국 극장가에 수입될 경우, 이 영화를 거부하는 가톨릭 신자들과 그리스도교 신앙을 보호하려는 모든 이들이 조용하게 보이코트을 하도록 촉구했다.
그러나 흄 추기경은 이 성명에서『시위나 대중적인 항의를 통한 불필요한 선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의 작가 니코스카잔자키스의 소설「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을 헐리우드 명감독 마틴 스콜세스가 영화화한 다큐드라마「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 화제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은 복음서에 나타나지 않은 예수의 모습을 영상으로 처리했기 때문.
영화 속에서 비록 환시로 처리된 영상에 불과하지만 십자가상에 처한 예수가 악마의 최후유혹에 넘어가 십자가에서 내려와 구세주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하고 마리아 막달레나와 결혼, 나중에는 마르타와 간통하는 장면이 삽입돼 있는가 하면, 예수를 배신했던 유다를 12사도 중 가장 똑똑한 주인공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괴팍하고도 신학적으로 오류투성이인 이 영화에 대해 영화인들 역시 못마땅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태리의 프랑코 제피넬리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예수의 이미지에 먹칠을 가한 영화』라고 혹평하면서 자신은 예수를 이와 같이 저급한 환상의 대상물로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비난의소리가 빗발치는 가운데 마틴 스콜세스 감독은 이 영화를『하느님과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한 나의 방법을 추구하기위해 집념의 16년 간을 추적한 끝에 나온 작품』이라면서『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항의하는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유감을 금치 못 하겠다』고 항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