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15명 졸업생들이 열과 성을 다해 부르는 졸업노래에 졸업식장은 눈물바다를 이루었다. 6년간의 수업을 끝으로 졸업식을 갖는 것은 어느 학교나 마찬가지겠지만「애화학교」15명 졸업생들의 졸업노래는 그 누구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눈물겨운 각고와 시련의 결정이기 때문이었다.
지난 2월 12일 愛話學校 2층 강당에서 개최된 애화의 첫 졸업식장은 농아라는 인간적인 불행을 과감히 극복하고 한 사람의 정상인으로 성장하는 자랑스런 모습과 함께 후배들에게『나도 하면 될 수 있다』는 신념과 자신감을 심어준 감동의 자리였다.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 허애덕 수녀(까리따스) 등 애화를 아껴온 은인들과 학부모들이 함께한 가운데 오전 10시 개최된 애화의 첫 졸업식은 학생들이 보청기를 끼지 않았다면 미처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전혀 수화를 사용치 않고 진행돼 참석자들에게 더욱 큰 감동을 안겨주었다. 특히 졸업생들은 사회자의 구령에 맞추어 조금도 흐트러짐없는 자세와 씩씩한 대답으로 정렬의 모습을 보여주어 애화학교 6년 교육의 눈물겨운 결실을 그대로 입증해 주기도 했다.
이날 졸업식장은 지난해 일반학교로 통합돼 간 이미진 어린이(10세) 의 졸업축하 인사로 또 한번의 눈물바다를 이루어야 했다. 청력과 말하기가 뛰어나 일반학교로 진학해간 이미진 어린이는 비록 애화를 떠났으나 언니 오빠들과 선생님의 따뜻한 손길을 잊을 수 없어 언제나 마음은 애화에 있다고 흐느껴 장내는 흐느낌의 물결로 가득 찼다. 이미진 어린이는 또 일반학과에서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욱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언니 오빠들은 애화의 첫 졸업생으로서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 우리가 그 뒤를 따를 수 있게 해달라고 절규했다.
이어 졸업생 대표로 답사에 나선 전수훈 어린이는 항상 사랑으로 이끌어주신 선생님과 부모님께 졸업의 영광을 드린다면서 잘 듣고 말하기 위해 걸어온 6년을 바탕으로 계속 노력, 열심히 공부할 것을 다짐해 참석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어린이들은 비록 또렷한 발음은 아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또박또박 말해 졸업식장은 한결 숙연한 품위기를 자아냈으며 어려운 고행끝에 졸업의 영광을 안은 졸업생들은 물론 학부모들과 교사들은 시종일관 북바쳐 오르는 감격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졸업식을 감동의 눈으로 지켜본 김수환 추기경은 축사를 통해 오 오늘 애화의 졸업식만큼 감동적인 졸업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면서 오늘 애화의 졸업은 학교 선생님 학부모 학생들이 사랑의 공동체를 이룬 가운데 이룩해낸 위대한 사랑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김 추기경은 이어『졸업생 여러분들은 졸업이 새로운 출발이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의 노력을 계속해야만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고 할 수 있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하느님의 크신 사랑을 믿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라고 당부했다.
한편 애화의 초대교장으로 시련의 6년을 학생들과 함께 해온 이정순 수녀는『6년 전 이 어린이들이 입학했을 당시에 비해 현재는 너무나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애화의 첫 졸업생들은 남다른 긍지와 노력으로 공부할 때 일반학생들과 똑같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격려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졸업생 가운데 최고의 학업성적을 기록한 정진형ㆍ양성희 어린이가 학업우수상을 탄 것을 비롯 전수훈 어린이가 신앙대상을, 김현철 어린이가 선행상을 타는 등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교내외상을 타 더욱 의의를 깊게 했다.
또한 6년 동안 장애를 딛고 꿋꿋이 성장할 수 있도록 최대의 희생으로 보살펴 온 학부모 배순이씨를 비롯 4명의 어머니가 장한 어머니상을 수상,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지난 76에 첫입학생을 받은「애화학교」는 6년 동안 최신장비를 갖추고 농아어린이 교육에 앞장서 최근 국내 유수의 농아학교로 발돋움했다.
그런데 이번 애회학교 첫 졸업생 15명 중 3명은 신일ㆍ중동ㆍ대광中에 각각 입학케 됐으며 나머지 12명의 어린이는 지난해 10월에 신설된 애화학교 중등부에서 중학과정을 공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