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청년·청소년 자활 공동체 기업 ‘센뽈나우리’

이우현 기자
입력일 2010-04-28 09:52:00 수정일 2010-04-28 09:52:00 발행일 2010-05-02 제 2695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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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방황은 끝! 자립을 꿈꾸다
청년·청소년 자활공동체 기업인 ‘센뽈나우리’ 식구들이 본당을 방문해 소금 판매 홍보를 하고 있다.
세상은 이들에게 꿈은 사치라고 말했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조차 힘겨웠다.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젊음 때문이었다.

모래놀이치료 소품 전문판매 쇼핑몰 ‘센뽈나우리’(대표 최종호) 식구들의 이야기다. ‘센뽈나우리’는 어린시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삶을 꾸려나가는 12명의 청년, 청소년들이 만든 자활공동체 기업이다. 한창 부모 손길이 필요한 청소년 시기, 의지할 곳 없이 거리로 내몰렸던 아이들이 이제는 꿈을 꾼다.

회사 대표 최종호(다미아노·24)씨는 7세 때 아버지를 여의었다. 얼마 후 혼자 남은 어머니마저 집을 떠났다. 친구들이 학교에 갈 때, 살기 위해 일을 배웠다. 의지하던 누나마저 뺑소니 사고로 잃었다. 거리에서 노숙생활을 하기도 했다. 주민등록증도 없었다. 세상에 ‘나’라는 존재가 없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유제성(사도요한·20)씨의 아버지는 장사가 잘 풀리지 않자 술에 의지했고, 결국 세상을 등졌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된 방황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더욱 깊어졌다. 한때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나쁜 짓을 하기도 했다. 아들을 잡아줄 어머니 역시 어릴 때 가족을 떠나고 없었다.

다른 구성원들도 시기만 다를 뿐 비슷한 유년기의 방황을 거쳤다. 서울시시립아동상담치료센터(센터장 김보애 수녀)는 이러한 아이들을 맞아들이고 상처를 보듬었다. 아이들은 따뜻한 보살핌에 하나 둘 마음의 문을 열었다. 공부도 다시 시작하고 삶에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그러나 어느 청소년 기관이든 18살이 되면 사회로 나가야 한다. 서울시시립아동상담치료센터 역시 마찬가지. 떠나야 했던 그 12명의 친구들이 자립을 꿈꾸며 ‘센뽈나우리’를 설립했다.

서울시시립아동상담치료센터 센터장 김보애 수녀는 “18세도 집중적인 돌봄이 필요한 나이인데 국가, 정부의 돌봄은 18세에서 끝난다”고 말했다. 이들의 자립을 위해 ‘센뽈나우리’가 설립됐고, 최종호씨가 대표가 됐다. ‘센뽈’은 ‘성바오로’, ‘나우리’는 ‘나와 우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센뽈나우리’는 모래놀이치료 소품 전문판매 쇼핑몰로 시작해 현재는 소금판매로 사업을 확장했다. 주말마다 각 본당에 나가 홍보활동도 펼치고 있다.

“일을 하면서 제 나이에 맞게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어렸을 때 사랑받지 못했다는 우울함과 위축된 모습도 사라졌습니다.”

공동체 구성원들은 ‘센뽈나우리’를 통해 세상을 배우고 자립을 위한 버팀목을 얻는다. 또한 함께 산다는 것의 의미를 깨달았다. 그만큼 대표 최종호씨의 각오가 남다르다.

“앞으로 ‘센뽈나우리’를 계속 잘 운영하면서 계열사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유치원 설립, 자동차 정비, 제빵 등 우리 공동체 각 구성원들의 꿈을 이루는 데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 문의 02-2248-5562

www.spcnawoori.com

이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