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신앙의 눈으로 읽는 한자] (1) 글을 시작하며

정점길·수필가·의정부교구 복음화학교 교장
입력일 2009-05-12 00:00:00 수정일 2009-05-12 00:00:00 발행일 2009-05-17 제 2648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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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한자(漢字)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선 초·중·고·대학 교과서와 참고 교재 핵심 용어의 90%가 한자로 이뤄져 있다. 한자의 중요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한자는 철학적 상념을 담고 있다. 한자를 통해 삶이 풍요로워질 뿐 아니라 사고의 깊이를 더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신앙은 본질적으로 철학적 상념에서 출발할 때, 그 뿌리가 탄탄해질 수 있다. 그래서 자녀가 세상을 좀 더 풍요롭게 살기를 원한다면 한자를 가르쳐야 한다.

문제는 56만여 자에 달하는 한자를 익히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1800자도 모르는 이들이 주위에는 수두룩하다. 그럼 어떻게 하면 한자를 좀 더 재미있고, 쉽게 공부할 수 있을까.

우선 한자는 사물의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가 90%를 차지하고, 여기에서 지사(指事) 형성(形成) 회의(會意) 문자가 파생됐기 때문에, 한자 모양을 보고 이미지를 이해한다면 쉽게 익힐 수 있다. 예컨대 ‘밝을 명’(明)은 하늘에 해(日)와 달(月)이 함께 있는 이미지를 떠올리면 된다. 또 ‘쉴 휴’(休)는 사람(人)이 나무(木) 그늘에 쉬는 모습이다.

한자를 쉽게 공부하는 또 다른 방법은 한자를 이야기로 익히는 것이다. ‘없을 막’(莫)자의 경우, ‘풀숲에(十十·풀 초) 태양(日·태양·해 일)이 대부분(大·두루 대)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는 식으로 풀어 외우면 쉽게 기억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나무에 해가 걸린 모양이 ‘東’(동녘 동)이고, 해가 져서 새가 둥지로 돌아와 앉은 모양이 ‘西’(서녘 서)다.

신앙인의 경우, 한자를 신앙과 연결시키는 것도 한자를 배우는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한자는 사물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를 기본으로 만들어졌다. 한자 자체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의 모습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자에는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뜻이 담겨 있다. 이제 그 신앙 한자의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정점길·수필가·의정부교구 복음화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