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반사경]

입력일 2011-04-18 16:08:21 수정일 2011-04-18 16:08:21 발행일 1979-04-29 제 1152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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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용어 가운데 良心이란 말을 흔히 사용하고 있다. 그 表現方法도 다양해서 良心的ㆍ良心의가책ㆍ良心의 소리 등등 갖가지로 쓰여 지지만 그것은 요컨대 人間행위에 대한 도덕적 판단기준이란 의미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 원래 이「良心」은 동양에서는「善良한 心」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것은 孟子의「良知良能」이라는 槪捻과 聯關되어 이해돼왔다. 근래에 西歐 思潮의 전래와 더불어 이 良心槪念은 是非善惡을 판별하는 도덕심의 의미를 띠게 됐다. ▲倫理學에서는 良心을 「自己행위의 善惡을 지적하고 경고하며 심판하는 인간 內部로부터의 소리」로 定義하고있다. 이 정의에서 보듯이 그것은 自己心底로 부터 우러나오는 것이어서 他人은 기만할 수 있으나 자기 良心만은 속일수가 없다. 따라서良心에 반항하고 자기의 罪惡이나 私欲을 변호하거나 庇護하려고 하면 할수록 그만큼 自己조笑ㆍ自己卑下ㆍ自己憎惡등의 감정은 커지게 마련이다. ▲犯法者들이 거의 대부분 심한 罪策感으로 고통을 받는 것도 他人은 속일 수 있어도 自己自身만은 속일수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흔히 이 罪策感으로 부터 해방되기 위해 自己 合理化의 길을 찾아 몸부림치지만 끝내 이 良心의 강력한 소리에서 헤어날 길은 없다. 많은 犯罪者들이 자신의 罪狀을 솔직히 털어놓고 홀가분해 하는 것을 보면 良心의 가책은 獄苦보다도 더 무겁고 참기 어려운 것이란 걸 느낄 수 있다. ▲최근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효주양 납치사건 범인도 결국자신의 良心앞에 굴복하고 말았다고 봐야할 것이다. 티 없는 한 생명을 구하기 위한 온 국민의 호소를 듣고 또 大統領까지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간곡히 타일러 왔을 때 범인은 자신의 엄청난 죄과를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범인은 소위 자신의 輕驗我와 理想我와의 투쟁에서 양심의 소지인 理想我에 무릎을 꿇게 됐고 이에 따라 귀중한 한生 命은 무사히 生還 될 수 있었다.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매스콤의 活躍相은 실로 대단한 것이었다. 새삼 매스콤의 위력을 절감케 했다고나할까. 그러나 범인은 아직도 약속을 어긴 채 행방이묘연하다. 걷잡을 수 없는 內的 갈등 속에서 몸부림치면서도 끝내 자신의 모습은 감추고 있다. 효주양을 보낼 때처럼 良心은 우리의 지혜로운 상담자요 스승이란 사실을 그가 다시 한 번 깨달아주길 바랄뿐이다. 良心의 명령에 따르는 길 이 길만이 자기가 自身을속이는 무서운 고통에서 헤어날 수 있는 길이다. 범인의 결단을 기대해본다.